[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슈퍼맨'의 고민이 깊다.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위기의 기로에 섰다. 그동안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동시간대 방송되는 일요일 예능 프로그램 중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적수도 없을 것 같았다. 방송 전후로 출연 가족들의 뉴스는 항상 관심사였고, 그 화제성은 고스란히 시청률로 이어졌다. 그런데 갑자기 빨간불이 켜졌다. MBC '일밤-복면가왕'의 역습이 시작된 것. '복면가왕'은 '클레오파트라' 김연우 버프를 받아 놀라울 정도의 상승세를 보였다. 결국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지난 19일 3개월 여간 고수해왔던 일요 예능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비보가 전해졌다. 바로 송일국의 KBS1 대하사극 '장영실' 출연 소식이다. 호흡이 긴데다 사극 특성상 밤생 촬영도 불가피하므로 자연스럽게 송일국의 드라마 출연 소식은 '슈퍼맨이 돌아왔다' 하차로 연결됐다. 송일국 측과 '장영실' 및 '슈퍼맨이 돌아왔다' 제작진 모두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없다"고는 했지만, 팬들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그도 그럴 것이 송일국과 삼둥이 대한 민국 만세는 지금의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있게한 일등공신이기 때문.'추블리' 추사랑-추성훈 부녀의 힘으로 정규 편성된 뒤 조금은 주춤했던 찰나, 송일국 부자가 투입됐다. 육아의 정석을 보여주는 '송도의 성자' 송일국과 그의 훈육에 따라 예의 바르고 해맑게 자라나는 삼둥이의 모습은 수많은 '맘'들을 만들어내며 수직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었다. 이제 막 말문이 트이기 시작한 이휘재와 서언-서준 형제, '순동 부녀' 엄태웅-엄지온도 막강한 힘을 보태고는 있지만 송일국과 삼둥이는 이제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마스코트나 다름없이 여겨지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들이 하차하게 된다면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등져버릴 팬들도 상당할 전망이다. '복면가왕'의 맹추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난공불락 에이스의 흔들림은 프로그램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
|
이에 제작진은 이동국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러나 이 카드마저 그다지 믿음직스럽지 않다. 물론 이동국이 겹쌍둥이 네 딸과 막내 아들까지 슬하에 두고 있는 만큼 희소성은 있다.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요소는 충분하다. 하지만 이동국에 대한 여론을 무시할 수는 없다. 예전부터 이동국은 안티 많은 선수로 유명하다. '안티가 많다는 건 그만큼 많은 관심을 받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문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이제까지 안티없는 출연진들이 채웠던 자리에 이동국의 안티팬들도 함께한다는 말이다. 더욱이 송일국이 하차라도 하게 된다면 그 화살은 모조리 이동국에게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이동국의 스케줄도 문제다. 이동국은 현역 프로 축구선수다. 현재 그의 소속팀은 전북 현대 모터스다. 2015 정규리그순위에 따르면 전북은 현재 승점 47점으로 리그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 시즌 중 '슈퍼맨이 돌아왔다' 촬영을 계속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지만, 이동국이 내년에도 전북에 잔류하고 전북이 지금과 같은 승기를 이어간다면 2016년에는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권에서 경기를 펼쳐야 한다. 동계 훈련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이런 스케줄을 얼마나 조정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이래저래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 '복면가왕'은 추격의 끈을 바싹 조이고 있고, 급하다고 배우로서의 커리어와 의리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송일국에게 출연을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이동국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과연 기로에 선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