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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TV 프로그램에 제작진이 등장하는 일이 이젠 낯설지 않다.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멤버'라 불릴 만큼 활약상도 존재감도 돋보인다. 자막을 통해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MBC '무한도전' 김태호 PD나 tvN '삼시세끼' 나영석 PD, KBS2 '1박 2일' 유호진 PD처럼 카메라 앞에 나서 멤버들과 직접 소통하기도 한다. 더 먼 과거로 돌아가 보면 강호동이 이끌던 '1박 2일'은 야외취침을 걸고 100여 명의 스태프들과 단체 내기를 펼치기도 했고, 신입 PD를 상대로 몰래카메라도 찍었다. 그때 그 신입 PD가 지금의 '1박 2일' 메인 연출자가 됐으니, 제작진의 '방송 출연사(史)'는 꽤 오래된 셈이다.
'마리텔'을 연출하는 박진경 PD는 "파일럿 방송 당시엔 출연자들이 웹카메라를 보면서 인터넷 개인방송을 하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게스트 출연을 후반전으로만 제한했다"며 "그러다 보니 출연자들이 음식을 완성해도 맛 볼 사람이 없고 운동법을 소개하더라도 활용할 수가 없어서 촬영 도중 옆에 있던 작가와 PD의 등을 떠민 것이 출연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미리 준비된 설정이 아닌 즉흥적으로 발생한 상황이라 시청자들도 제작진의 출연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다. 하지만 방송 때마다 시청자들의 소환장을 받게 된 작가와 PD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어떻게든 카메라를 피해보려고 전전긍긍했다고 한다. 기미작가는 잠시 방송 출연을 거부한 적도 있지만, 시청자들의 성화에 못 이겨 다시 불려나왔다.
그렇다면 '고정 출연자'가 된 제작진도 출연료를 받을까? 박진경 PD는 "자신이 담당하는 개인방송의 출연자를 도와준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출연료는 없다"며 "대신 맛있는 음식을 많이 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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