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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톺아보기'='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라는 순우리말.
실화이긴 하지만 좀 더 픽션을 가미했다면 더 재미있는 영화가 될 뻔 했다. '연평해전'은 2002년 한일월드컵이 한창일 당시 연평도 인근에서 벌어진 우리 해군과 북한 해군의 실제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실화라 표현의 폭이 좁다는 한계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80년대 '배달의 기수' 식의 스토리 전개는 2015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힘들어 보인다. 이런 전개라면 클라이맥스의 통쾌함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렇지도 않다. 클라이맥스에서도 통쾌함보다는 우리 해군 전투의 무력함까지 더해져 보는 이들을 더 답답하게 만든다. 30분간 이어지는 전투신에서는 북한 해군에게 당하는 우리 해군의 무력함만이 처절하게 등장하고 우리 해군은 욕하고 소리는 지르지만 별다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배를 돌리기에 바쁘다. 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나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해전 상식이 없는 관객들에 대한 배려도 부족하다. 우리 357정이 계속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옆에 있던 358정이 왜 도움에 나서지 않는지도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358정장이 "북한함과 너무 가까이 붙어있어 공격하기가 어렵다"고 짧게 말하지만 해전 지식이 없는 관객이라면 이해하기 쉽지 않다.
배우들의 연기는 무난한 편. 우여곡절 끝에 개봉하게 된 영화라서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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