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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의 아3인(김기욱 예재형 이상준)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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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욱 : 2년 반 됐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시사 코미디가 없다. 그런데 우리는 블랙 코미디, 스탠딩 코미디다. 이 자체가 서민들도, 지위가 있는 분들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다룬다. 공감 세대가 많아서 오래갈 수 있지 않았을까.
예재형 :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걸 각자 생각하고 그걸 조합시킨다. 이상준이 독설하고 김기욱은 바른 말 한다. 사람들이 이중적인 성격이 있다. 속으로 생각한다고 겉으로 뱉을 순 없다. 속으로 생각하는 걸 이상준이 말하니까 거기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김기욱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바른생활, 도덕적 얘기를 한다. 그래서 보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 코너가 워낙 장수 코너다 보니 매너리즘, 혹은 슬럼프가 있었을 것 같다.
이상준 : 당연히 있다. 일주일에 하나씩 만들어내는건데 어떨 때는 아이디어가 안나온다. 그러면 '할 게 없나' 생각도 하는데 다음주엔 또 잘 나온다. 어쨌든 무조건 만들어야 된다.
김기욱 : 나는 매너리즘에 자주 빠지는데 이 둘 때문에 괜찮다. 이들은 객관적인 걸 좋아한다. 개그 하나를 짜면 많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빵 터지면 확신을 가진다. 나는 그냥 다른 사람 생갭다는 내가 재밌으면 즐기자는 마인드다. 내가 잘 살리면 되고 안되면 내가 못 살린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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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재형 : 어쩔 수 없이 한다.(웃음) 사실 재밌어서 한다. 내 역할이 (나와) 맞는다고 생각한다.
이상준 : 모든 사람이 그런 생각 할 거다.(이상준은 '사망토론'에서 남성 옹호론과 부정적 리액션을 담당하고 있다.) 나만 그런 생각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솔직히 어떤 주제가 나왔을 때 내가 꼭 공감해서 그렇게 하는 건 아니다. 실제로는 김기욱 쪽 의견일 때도 많았다. 그런데 의외로 개그하고 나서 관객 반응을 보면 내가 이기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끝나고 나서 "이렇게 얘기 했지만 이쪽을 선택해서 개그한 것"이라고 관객들에게 말한다. 그럼 관객들은 "에이~" 이러는데 항상 내가 한 말이 다 맞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김기욱 : 80%는 캐릭터와 같은 생각이고 20%는 이상준 말에 공감할 때가 많다. 현실적이고 솔직하게 생각하면 나도 이상준과 같은 생각할 때가 있다. 캐릭터가 나와 많이 비슷하다. 나는 본성 자체가 성실하고 착한 아이다. 긍정의 힘으로 모든 걸 생각하려 한다. 이상준은 약간 부정적인 면이 있다. 예를 들어 길을 가다 넘어지면 나는 '오늘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이상준은 '오늘 안되려나 보다'라고 생각한다. 서로 견해 차이가 있는 거다.
─ 이제까지 다룬 주제 중 공감되는 주제는?
이상준 : '피서를 갔는데 여자친구와 싸웠다. 그런데 예쁜 여자가 와서 술 한잔 하자고 하면 마셔야 된다 or 말아야 된다' 그런 것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솔직히 현실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던 주제인데 '연봉 3000만 원에 휴가 있는 회사 vs 연봉 6000만 원에 휴가 없는 회사'가 있었다. 이걸 하면서 사람들이 많이 공감 못할 줄 알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 주제로 얘기했다고 하더라. 한 어머니가 오셔서 "아들이 12세인데 그걸 보고 고민한다. 자기는 일주일에 한 번 쉬고 연봉 6000만 원 받는 일을 하겠다고 하더라. 우리집이 부유하지 못하고 힘들게 사는 것처럼 느꼈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 '내가 생각하지 못했는데 사람들이 공감하는구나', '우리 생각과 사람들 생각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주제마다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게 다를거라고 생각한다.
김기욱 : 나는 '남녀가 소개팅을 했는데 더치페이 해야하나, 남자가 내야되나'가 기억에 남는다.
─ 김기욱은 유부남인데 아직 소개팅에 관심이 가나
김기욱 : 아내와 너무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이건 아니잖아' 작가가 내 와이프였다. 오히려 옛날에는 나보다 와이프가 얘들(이상준 예재형)이랑 더 친했다.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배선영기자·백지은기자 sypova@sportschosun.com,silk781220@ / 협찬 투어익스프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