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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로 인해 일을 그만둘까 고민됐다. 왜 그런 생각 안했겠나. 나 역시도 일을 나가야 하는데, 아이가 목에 매달리고, 가지말라고 나를 잡을 때 무엇을 위해서 일을 해야하나. 애가 이토록 엄마를 원하는 데 내가 일을 굳이 해야하나. 일을 잠시라도 쉬어야 하는 게 아닌가하는 고민이 됐다. 문득 이런 생각도 들더라. 내가 진정 아이를 위해 그만두려고 하는 것인가. 내가 일도 힘들고, 육아도 힘드니까, 이리저리 힘드니까 그냥 놓아버리자고 한 것 아닌가. 이런 고민이 들 때 인터뷰를 시작하게 됐다."
채시라 홍은희 신은정 박은혜 심재명 대표 최태지 발레리나 이영희 디자이너 임오경 감독 송경애 SM C&C 대표 신의진 의원 등 화려한 면면의 인터뷰 주인공들에 대한 다양한 질문도 나왔다. 박경림은 이에 "특별히 인터뷰이의 분야를 나눴던 것은 아니지만, 파일럿, 발레리나, 스포츠계, 연예계, 바둑기사, 쇼핑 호스트, 디자이너, 의사 출신 의원, 직장인에서 사업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들과 함께 했다. 섭외 과정에서 내 의견은 중요치 않았다. 직업보다는 '엄마'라는 관점에서 기획했다. '엄마'로서 아이를 다 키우고 일을 시작한 엄마, 아이가 하나인 엄마, 둘인 엄마, 아이를 키우기 위해 잠시 회사를 그만둔 엄마, 아이를 안고 회사에 가서 일을 한 엄마, 쌍둥이 엄마 등 다양한 엄마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노력했다"고 답했다.
그리곤 섭외 대상들 하나하나 인상 깊었던 내용을 열거했다. 박경림은 "'미생'에서 워킹맘의 모습을 보여줬던 신은정에게 느낀 점은 '천상 엄마구나'라는 점이다. 엄마가 되고 굉장히 단단해졌다는 것, 엄마가 되기 전에는 흔들림이 많았지만, 오히려 엄마가 되고 나서 '괜찮아. 다음에 더 좋은 일이 있을거야'라고 자신을 더욱 믿게 됐다는 것. 그리고 엄마가 되고 나서 비로소 엄마가 없는 아이들에게도 엄마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한 점이 뭉클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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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뻔한 말 같지만 18명의 인터뷰 대상자 모두 진심 어린 말씀을 해주셨다. 일주일에 한 번씩 꾸준히 했는데 신기하리만큼 인터뷰 장소에 가면 앞 서 인터뷰를 했던 분들의 모습이 하나씩 지워질 정도로 몰입하게 됐다. 나에게는 그 자체가 '힐링'의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박경림은 '엄마의 꿈'의 궁극적 메시지에 대해 한 마디로 이렇게 정의했다. "내가 이렇게 힘든데, 아, 다른 엄마도 힘들었구나." 이어 "18명이 각각 제시하는 이야기가 다 다르다. '엄마의 꿈'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엄마들에게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습니다. 버텼습니다.' 나도 오늘을 꿋꿋하게 버티면서 '엄마의 꿈'이 욕심이 아니라 엄마들을 버티게 하는 힘을 줄 수 있길 바란다.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들도 겪고 있는 시련에 대해서 버티고 살아갈 수있는 용기를, 꿈을 놓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경림은 저자 수익의 100%를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18분의 이야기를 전하는 스토리텔러일 뿐이다. 인터뷰이들께도 말씀 드렸더니 좋아하더라. 그 분들의 이야기가 헛되지 않도록 경력 단절을 겪는 우리시대 엄마들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기부할 계획이고, 출판사하고도 적절한 기부처를 찾고 있다. 사실 아직 책이 얼마나 팔릴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거창하게 말하기는 부끄럽다. 하지만 곧 기부처가 정해질 것이다."
'엄마의 꿈'은 출간 전부터 각 대형 서점과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량이 많아 벌써 2쇄에 들어갔다. "출간되기도 전에 2쇄 들어간 점 너무 감사드린다. 우리 남편도 10권을 산다고 했는데, 꼭 확인해봐야겠다.하하. 개인적으로는 엄마 뿐 아니라 딸들이 많이 읽어줬으면 한다. 우리의 엄마를 이해하는 데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작은 거인이라는 말이 있다. 체구는 작아도 포부는 크다는 의미가 아닐까. 엄마가 된 박경림의 첫 발걸음. 동의해 준 18명의 발자국이 모여 하나가 됐다. 오늘 내딛은 작은 발걸음 하나가 수 천, 수만, 수억의 의미있는 발걸음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