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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MMORPG, 대규모 PvP에 집중하는 이유는?

최호경 기자

기사입력 2014-12-19 16:23



최근 MMORPG 중 기대작들로 손꼽히고 있는 네오위즈게임즈의 블레스, 다음게임의 검은사막, 엑스엘게임즈의 문명 온라인 등의 공통점은 MMORPG란 장르적 특성 이외에도 대규모 PvP를 특징으로 삼고 있다. 블레스 PvP의 경우는 '랠름 vs 랠름'이란 개념을 넣어 RxR로 표현하기도 했다.

서비스를 준비 중인 신작 MMORPG들이 이렇게 PvP 콘텐츠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히 설명하면 PvP 콘텐츠의 완성도는 게임의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며, PvP 콘텐츠의 설계가 바로 엔드 콘텐츠의 구성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국내 MMORPG의 개발과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전투 시스템'이다. 리니지부터 이어져 온 국내 MMORPG에서 전투가 가지는 비중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특히 유저간의 벌어지는 전투(PvP)는 모든 게임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자신의 강함을 증명하고 다른 유저와 경쟁할 수 있는 대표적 콘텐츠로 자리 잡은 영향이다. 컨트롤이란 요소가 승패를 좌우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PvP는 다른 유저와의 자연스러운 경쟁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그래서 대표적인 게임의 엔드 콘텐츠로 꼽히며 직업의 밸런스와 함께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가장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일본의 MMORPG 파이널판타지14의 경우 세계관의 영향으로 유저들 사이의 전투를 비교적 지양하고 있는 편이지만 국내의 대부분 MMORPG는 PvP 요소로 인해 흥행이 결정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를 시작으로 한국 MMORPG의 틀이 잡힌 영향도 있다.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엔씨소프트의 대표작들은 대부분 PvP 콘텐츠가 게임의 주요 시스템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 영향으로 아키에이지, 테라 등 차세대 MMORPG를 표방한 작품들도 PvP 콘텐츠가 게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이브 온라인 등 해외 시장에서 대표적으로 성공한 MMORPG 역시 다른 유저들간의 경쟁 및 PvP 콘텐츠는 대표적 시스템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PvP 콘텐츠는 기반과 시스템 밸런스를 잡기에 굉장히 까다롭지만 형태와 규칙이 자리 잡으면 자연스럽게 유저들의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서 엔드 콘텐츠로서의 빛을 발하게 된다.

문명 온라인의 경우 4개의 문명으로 유저들이 나뉘어 결국 PvP를 위해 문명을 발전시키고 방어하는 게임이다. 이를 위해 레벨업 시간을 단축하고 AOS와 같은 간편함으로 MMORPG의 새로운 구조를 도입했다. 블레스는 400명 이상의 유저들이 한 장소에 모여 대규모 전투를 펼치고 군주의 개념을 도입해 통치 시스템으로 조직화된 형태를 그리고 있다. 검은사막의 경우는 액션게임과 같은 자유도를 바탕으로 대규모 전투 시스템에 도전하고 있다.

그 모양과 형태는 다르지만 국내에 서비스를 준비 중인 대부분의 MMORPG는 유저들의 경쟁을 엔드콘텐츠로 생각하고 있다. 수많은 던전을 개발하고 아이템 구조를 구상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시간과 비용이 크게 발생한다. 게임의 설계부터 PvP 시스템만 잘 만들어도 자연스럽게 엔드 콘텐츠의 많은 부분이 해소될 수 있어 MMORPG의 개발은 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많은 신작 MMORPG들이 PvP, 유저들의 대립과 갈등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몇몇 게임들은 서버를 별도로 분리해 PvP가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설계하기도 하지만 많은 이슈가 만들어지고 경쟁이 치열한 공간은 결국 PvP 콘텐츠가 유지되는 곳에서 발생한다.

물론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면 불법 요소가 게임에 도입되기도 하고 게임이 아닌 실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인기 MMORPG의 경우는 한때 사회문제로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PvP는 게임 속의 시스템이지만 결국 유저들의 경쟁인 만큼 이를 게임 내부의 문제나 경쟁으로 인식하지 않는 이유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이처럼 PvP 콘텐츠는 MMORPG의 개발과 이후 서비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요소가 된다. 단순히 종족을 분리하는 것만으로는 최근 유저들은 게임에 몰입하기 쉽지 않다. 이미 많은 게임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경쟁 구조를 형성해 왔기 때문이다. 보다 직관적이고 쉽게 납득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게임에 몰입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문명 온라인은 상당히 간단하고 명확하게 PvP 구조를 만들어 냈다. '다른 문명'이라는 간단한 이유로 경쟁할 수 있는 목적을 부여한 셈이다. 서비스를 앞둔 블레스와 검은사막은 세계관과 길드 혹은 진영의 이권을 앞으로 내세우며 PvP와 RvR 시스템을 꾸몄다. 유저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드릴지 알 수 없지만 리니지의 구조에서 큰 틀을 잡은 두 게임의 엔드 콘텐츠에서 PvP 시스템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최호경 게임인사이트 기자 press@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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