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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통한 치유'의 뮤지컬 '원스', 연습실 공개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4-11-16 16:24


◇오는 12월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원스'. 배우들이 악기를 들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사진제공=신시컴퍼니

쌀쌀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계절이 왔다. 가슴 한 구석이 허전하다. 스산한 마음 위로해 줄, 모락모락 김 나는 차 한 잔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는 12월 3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원스'는 바로 이런 작품이다. 뮤지컬 하면 떠오르는 대규모 오케스트라도, 화려한 무대세트와 의상도, 현란한 군무도 없다. 대신 배우들이 악기를 들고(또는 메고) 연주하며, 춤추고, 연기한다. 사람 냄새가 진동한다. 도대체 어떤 작품일까. 개막을 앞둔 '원스'가 지난 14일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연습실을 공개했다.

그리 넓지 않은 연습실, 하지만 배우들의 면면은 작은 공간을 꽉 채우고 남았다. 주인공 '가이(guy)' 역의 윤도현 이창희, '걸(girl)' 역의 전미도 박지연을 비롯해 10명 가까운 코러스들이 기타, 바이올린, 피아노, 아코디언, 첼로 등 각자의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 부르고, 발을 구르고, 연기했다. 윤도현은 두 말이 필요없는 가수이자 뮤지컬배우, 전미도는 젊은 여배우 가운데 최고의 연기파라는 아우라를 자랑하고, 박지연은 '레미제라블'의 에포닌으로 주목받았던 유망주다. '맛봬기' 치고는 깊은 맛이 우러났다.


◇뮤지컬 '원스'에서 주인공 가이 역을 맡은 가수겸 배우 윤도현. 사진제공=신시컴퍼니

◇여주인공 걸 역의 배우 전미도. 사진제공=신시컴퍼니
동명의 아일랜드 히트 영화(2006)를 뮤지컬로 옮긴 '원스'는 더블린의 한 소박한 술집이 배경이다. 거리의 기타리스트와 꽃을 파는 체코이민자의 운명 같은 사랑을 보여준다. 이날 배우들은 대표곡인 '폴링 슬로울리(Falling Slowly)'를 비롯해 체코 노래 '에스테 시 야 포하(Este Si Ja Pohar)', '웬 유어 마인즈 메이드 업(When Your Mind's Made Up)', '골드(Gold)' 등을 들려줬다. 멜로디 역시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하게 가슴을 적셔왔다. 편안하게 귓전을 울린다. 특히 어쿠스틱 기타의 맑은 선율, 바이올린의 감성, 그리고 집시들이 춤추듯 단체로 발을 구르며 연출한 흥겨운 군무는 이 작품의 미덕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원스'는 스토리와 음악을 이렇게 오로지 배우들의 땀과 열정으로만 전달한다. 다른 방법이 없다. 배우들은 얼마나 힘들까. 가이 역의 윤도현은 "연주하면서 노래하고 춤춘다는 게 가능할까 생각했는데 하니까 조금씩 되더라"면서 "옆에 있는 동료들이 함께 해내는 것을 보면서 정말 서로 놀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끈끈한 팀웍으로 완성된 아날로그적 감성이 충만하다.

'원스'는 아일랜드 더블린의 술집이 배경이다. 먼 나라 이야기다. 그렇다면 어떻게 2014년 겨울 서울의 관객들과 소통할까. 협력 연출을 맡은 데스 케네디는 "'원스'가 담고 있는 메시지는 음악을 통한 치유"라며 "아일랜드 음악과 체코 음악 등 다양한 음악이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된 게 '원스'"라고 말했다. 인류 공통의 언어인 음악에 아름다운 사랑과 치유의 메시지를 담은 뮤지컬이 바로 '원스'라는 말이다. 내년 3월29일까지. 신시컴퍼니 제작.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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