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협박 여성 2명, '집 사달라' 요구 거절 당하자 범행 계획

음담패설이 담긴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배우 이병헌(44)을 협박한 걸그룹 글램의 멤버 다희(20)와 모델 이씨(24)가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이병헌에게 경제적 지원을 요구했다가 거절 당하자 이 같은 일을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송규종 부장검사)는 음담패설 동영상을 빌미로 이병헌에게 50억원을 요구한 다희와 이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법상 공동공갈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세 사람은 지난 7월 1일 지인 소개로 처음 알게 됐고, 이후 몇 차례 함께 어울렸다. 그 과정에서 이병헌이 이씨를 이성으로서 좋아한다고 생각한 다희와 이씨는 이성교제의 대가로 이병헌에게 집과 용돈 등을 받아낼 계획을 세웠다.

8월 14일 이씨는 이병헌에게 "혼자 사는 집으로 옮겼으면 좋겠다"며 집을 사달라는 요구를 했다. 그러자 이병헌은 "그만 만나자"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며 관계 정리를 통보했다.

이에 다희와 이씨는 이병헌이 이씨를 껴안는 모습을 연출하기로 공모하고 보름 뒤인 29일 오후 이병헌을 다시 이씨의 집으로 불러들였다. 두 사람은 미리 싱크대 벽에 스마트폰을 설치해 포옹 장면을 촬영하려 했으나 마땅한 기회를 찾지 못했다.

집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다희는 다시 들어가 "오빠 동영상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집이 어렵고 빚이 많다. 그거 갚으려고 돈을 요구하는 거다", "오빠한테 얼마나 이미지 타격이 있는 건지 아느냐"며 이병헌을 협박했다. 그 과정에서 7월 3일에 촬영했던 음담패설 동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들은 여행용 가방을 꺼내며 현금 50억 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병헌은 곧바로 집에서 나와 경찰에 신고했다. 결국 두 사람은 지난 1일 체포됐다.

조사 결과 이씨는 모델 활동을 했으나 일정한 수입이 없었고, 다희는 장기간 활동을 하지 않아 소속사에 3억원 넘는 빚을 지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였다.
김표향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