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성시경-김광규-박준형, 예능대세 삼총사 비결은?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4-09-25 08:51



사진제공=MBC


말 잘하는 남자 성시경, 푸근한 동네 아저씨 김광규, 20세기에서 소환된 냉동인간 박준형.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대세 예능인 3인방이다. 본래 모습 그대로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최근의 예능 흐름에서 예능 캐릭터로서 세 사람의 존재감과 개성은 특별히 눈에 띈다. 상종가를 치고 있는 세 사람. 이유가 있을까.

성시경은 '예능계 손석희'라 불린다. 예능도 자신만의 독자적인 관점과 견해가 중요해진 시대. 성시경은 MC이자 패널로 상당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대표 프로그램은 역시 JTBC '비정상회담'과 '마녀사냥'. 그의 풍부한 지식과 논리적인 언변이 돋보인다. 그 밖에도 KBS2 '우리동네 예체능' 테니스 편, 올리브TV 요리 프로그램 '신동엽 성시경은 오늘 뭐 먹지'에서 활약하고 있고, 파일럿 방송에서 호평받은 MBC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도 10월 중순부터 금요일 오후 10시대 정규 편성이 확정됐다.

라디오 DJ로 경험을 쌓은 성시경은 특히 토론의 장에서 그 진가를 마음껏 발휘한다. 맥락을 콕콕 집어내는 진행은 물론이고 적극적인 의견 개진으로 토론을 한층 풍부하게 발전시킨다. 과열된 분위기에서도 냉철함을 잃지 않는 태도와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오픈 마인드 역시 토론 중재자로서 그의 장점이다. '비정상회담'의 임정아 PD는 "토론 주제들이 진지하고 어려워서 토론을 매끄럽게 이끌어가는 게 쉽지 않은데 성시경은 외국인 패널 11명을 잘 포착해 발언권을 적절히 배분하고 중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하며 "예를 들어 독일 출신 다니엘의 발언에 대해 반론자로 프랑스 로빈을 지목하는 식으로 발언 순서를 선정하는 감이 좋다"고 설명했다. 임 PD는 "편집으로는 드러나지 많지만 화제 전환, 아이디어 보태기, 토론 가지치기 등에서 성시경이 큰 역할을 한다"며 "사석에서는 외국인 출연자들이 성시경을 잘 따르는데, 이들의 돈독한 관계도 토론이 문제 없이 흘러가는 데 보이지 않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성시경이 출연한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와 함께 MBC 편성표의 한 자리를 차지한 '헬로 이방인'에는 김광규가 있다. 김광규의 장점은 편안하게 녹아드는 유연함이다. 동네 아저씨처럼 푸근한 인상과 소탈한 인간미로 시청자들의 호감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도 김광규는 든든한 맏형 역할을 한다. 10월 중순 정규편성되는 '헬로 이방인'은 글로벌 청춘남녀 11인을 게스트하우스로 초대해 1박 2일간 함께 생활하면서 한국에서 해보고 싶었던 버킷리스트를 체험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김광규는 게스트하우스의 주인으로 외국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MC 신고식을 치렀다. MBC에브리원에서 방송 중인 시트콤 '하숙24번지'에서는 하숙집 주인 역을 맡아 레인보우 현영, 빅스의 켄, 빅플로의 하이탑 등 아이돌 멤버들과 대본 없는 시츄에이션 상황극을 연기하고 있다.

외국인 청년들과 김광규, 혹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과 김광규. 둘 모두 낯설고 이색적인 조합이다. 그래서 오히려 더 참신하게 다가온다. 한 관계자는 "김광규는 동네 아저씨 같은 친근함과 투박함, 그리고 왠지 애잔함을 자아내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며 "그래서 어느 조합에나 잘 녹아드는 것 같다"고 평했다. 김광규가 한집살이를 토대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인장' 역할을 맡는 데는 그의 인간미와 소탈함을 보여준 MBC '나 혼자 산다'가 큰 원동력이 됐다.

전설의 아이돌 god의 박준형의 매력은 자유로움이다. 과거에서 온 '냉동인간' 캐릭터다. 요즘의 트렌드와는 무관한 20세기적 예능감과 주변의 시선따윈 아랑곳 않는 자유영혼이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MBC '무한도전' 열대야 특집에 깜짝 등장해 20세기의 웃음을 던진 그는 이후로 연일 주가 폭등이다. 그의 자유분방한 생활을 가감없이 보여줄 수 있는 SBS '룸메이트 시즌2'에 합류했고, 그와는 정반대로 자유를 억제해야 하는 tvN 샐러리맨 체험 예능 '오늘부터 출근'에도 출연한다. 출근길 지하철 역에서 토큰을 찾고 선배 사원들에게 "왓츠업(What´s up)"이라며 어깨를 부딪히는 '냉동인간'의 귀환에 시청자들이 박장대소하고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