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쿠키런'의 데브시스터즈 상장, 희망보다 우려가 큰 까닭은?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4-09-21 16:16


'쿠키런, 모바일게임계의 '희망' 아니면 '절망'?

모바일게임 '쿠키런'으로 전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개발사 데브시스터즈가 코스닥 상장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오는 24~25일 일반 청약을 받은 후 다음달 6일 상장된다. 공모 희망가가 4만3000원~5만원이고 총 공모주식수가 270만주이니, 상장 후 시가총액은 5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코스닥에 상장된 모바일게임사 가운데 컴투스, 게임빌, 선데이토즈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시총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게임사들은 코스닥 내에서도 상당히 고평가되고 있다. 이는 게임 장르의 대세가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영업이익률 측면에선 온라인게임사보다 낮지만 이를 다양한 게임의 출시와 퍼블리싱을 통해 만회하려 하고 있다.

반면 데브시스터즈는 상당히 높은 영업이익률이 특징이다. 지난해 '쿠키런'이라는 하나의 게임만으로 지난해 613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 가운데 영업이익이 241억원에 이른다. 온라인게임에 육박할 정도의 이익률이라 할 수 있다. 또 올 상반기에도 매출 437원원에 영업이익이 264억원으로 그 비율이 오히려 증가했다. 시장의 관심이 큰 이유다.

하지만 이는 데브시스터즈에 '양날의 칼'이 되고 있다. '쿠키런'이란 똘똘한 게임 하나가 회사 매출을 대부분 책임지고 있지만, 모바일게임은 온라인게임과 달리 수명이 짧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MMORPG '리니지'만 하더라도 15년 가까이 서비스가 되면서 엔씨소프트를 한국 대표의 게임사로 만들었지만 과연 '쿠키런'이 언제까지 데브시스터즈에 '쿠키'를 안겨줄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쿠키런'은 지난해 4월 국내에서 출시된 이후 올 9월까지 1년 5개월 넘게 구글플레이 매출 기준 10위권에 계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확실히 초반 기세와는 비교하기 힘들다.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부터 분기당 200억원대에 정체돼 있다. 국내에서 떨어지는 매출을 해외에서 충당하기 위해 메시저 라인을 통해 글로벌 서비스도 시작했지만 동남아시아에선 매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일본에서도 100위권 이상으로 떨어졌다.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별다른 영업비용을 지출하지 않아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데브시스터즈처럼 스타트업 기업 가운데 지난해 스펙으로 우회상장을 한 선데이토즈는 '애니팡'과 '애니팡 사천성'에 이어 엄청난 비난을 받았음에도 매출에서는 성공을 거둔 '애니팡2'를 통해 모바일게임사의 기업 존속에 대한 우려를 다소나마 씻었다.


또 올해말 상장을 준비중인 파티게임즈는 '아이러브커피'와 '아이러브파스타' 등 자체 개발작을 연달아 성공시킨데 이어 다양한 퍼블리싱 게임을 선보이며 위험을 분산시키고 있다.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네시삼십삼분 역시 자체 개발작뿐 아니라 다양한 퍼블리싱 작품으로 라인업을 늘려나가고 있다.

결국 데브시스터즈로서는 '쿠키런'을 잇는 다음 작품을 하루빨리 선보일 필요가 있다. 상장 후 '쿠키런2'를 비롯해 신규 게임 4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쿠키런'의 매출이 답보 상태를 거쳐 하락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태에서 차기작들이 이를 보완하지 못한다면 심각한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이는 상장을 꿈꾸고 있는 다른 모바일게임사에 큰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지난 2007년 상장을 추진했던 온라인게임사 윈디소프트는 대부분의 매출을 '겟앰프드'에서 거둬들인다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코스닥 입성에 실패했고 올해 사실상 파산 위기에 몰렸다. '앵그리버드'로 세계적 게임사로 부상했던 핀란드 로비오사는 후속 히트작 부재로 인해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도에 비해 절반가량으로 추락, 대표까지 사임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 데브시스터즈의 코스닥 상장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유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