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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스캔들 극화 '제보자', 실화 영화 흥행전선 이어갈까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4-09-17 05:47


임순례 감독과 출연배우들이 16일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제보자'의 언론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있다.
'제보자'는 지난 2006년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으로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황우석 박사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영화로 박해일, 이경영, 유연석, 박원상, 류현경 등이 출연한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영화 '제보자'는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스캔들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물론 영화 초반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만 차용했다'고 자막까지 올렸지만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실제 사건과 유사하게 진행된다.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 중 가장 성공한 작품은 역시 지난해 말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 '변호인'이다. 하지만 다른 작품들은 그리 성적이 좋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물론 연출을 맡은 임순례 감독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는 최고의 실화 영화를 흥행에 성공시키며 스타 감독 대열에 들어선 이다. 실화를 극화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라는 의미다.

역시 '제보자'의 흥행 관건은 실제사건으로 관객들에게 얼마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가 하는 것이다. '변호인'은 양우석(송강호) 변호사가 끝까지 진실을 지키기 위해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관객의 마음을 흔들었다.

임 감독은 16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진행된 '제보자' 기자간담회에서 이에 대해 "실화와 픽션의 경계에 조화를 잘 맞추느라 힘들었다. 가장 민감한 부분이라 신경을 많이 썼다"며 "줄기세포 소재 자체가 대중이 다가가기 어렵다.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가는 부분에도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전문적인 용어들도 많아 모두 공부를 많이 했고 출연하는 배우나 스태프들이 생명공학 석사 수준은 되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제보자'는 실화를 극으로 구성하는 데 있어서 '변호인'과 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다. 윤민철(박해일) PD가 심민호(유연석)에게 뜻밖의 제보를 받고 난 후 이장환(이경영) 박사의 줄기세포 사건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시간 순으로 열정적으로 쫓는다. 이 과정에서 윤PD의 모습이 관객들에게 얼마나 감동을 줄까 하는 것이 곧 흥행포인트다. 게다가 '국익이 먼저냐, 진실이 먼저냐'는 주제의식도 영화 전반에 묵직하게 흐르고 있어 보는 맛이 있다.

임 감독은 "사실 소재가 민감하다 보니 나도 처음에 연출 제의를 받았을때 망설였다. 덥석 잡지는 못하겠더라"며 "전국민의 관심을 받았던 사건이라 더 그랬다"고 선택부터 힘들었음을 고백했다. 이어 그는 "초점을 줄기세포가 진짜냐 아니냐로 잡았더라면 내가 그동안 해왔던 작품과도 많이 달랐을 것이다"라며 "그것이 아니라 참 언론인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행동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제보자와 언론인에 초점을 맞춘다면 기존 내 영화와 맥이 같기도 하고 내가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다음 달 2일 개봉하는 '제보자'. 실화 소재 영화의 흥행 계보를 이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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