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학교로, 회사로, 집으로…예능 일상 속으로 들어가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4-09-15 05:48


사진제공=JTBC

예능은 언제나 새로움을 추구한다. 낯선 공간, 새로운 얼굴, 참신한 소재, 혁신적인 포맷 등 얼마나 새로운 것을 보여주느냐가 성패의 핵심이다. 그동안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다. 새로운 웃음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고(1박 2일), 아빠와 아이가 시골로 여행을 떠나고(아빠 어디가), 여자 스타들은 군대를 가기도 한다(진짜 사나이-여군특집). 해외도 예능의 무대다. '도전의 아이콘' 김병만은 4년째 태평양의 외딴섬부터 아마존 밀림과 히말라야 산맥까지 전세계의 정글과 오지를 누비는 중이다(정글의 법칙). 연예인들이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자급자족에 도전하고(도시의 법칙), 새로운 맛을 찾아 해외 맛기행도 떠난다(7인의 식객). 예능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 도전하지 못할 과제는 더 이상 없어 보인다.

멀리서만 찾던 새로움. 발상을 전환하자 의외로 가까운 곳에도 있었다. 등잔 밑이 새롭다? 늘 먹는 밥처럼 당연하게 제쳐놨던 치열한 삶의 현장. 예능의 촉수가 일상을 향하고 있다. 학교로, 회사로, 집으로 간 '생활 밀착형' 체험 예능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고 있다. '일상을 체험한다'는 역발상. 신선하다. 평범한 생활 공간의 예능적 전환이다. 관찰 카메라 촬영 방식에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는 연예인들의 리얼한 학교 생활 체험기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학교를 졸업한지 한참 지난 연예인들이 교복을 입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실제로 등하교를 하며 고교 1학년 학생들과 똑같은 일과를 보낸다. 가끔은 진짜 학생처럼 야간자율학습도 한다. 아빠처럼 학생들을 보살피는 성동일,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춰 어울리는 윤도현, 엄마의 마음으로 시를 지어 친구들을 울린 홍은희 등 소소한 에피소드에 담긴 출연진의 진정성이 재미 이상의 감동을 안긴다. 천진난만한 학생들의 모습도 시청자들의 학창 시절 추억을 소환하며 진한 공감을 자아낸다.


사진제공=tvN
연예인들의 직장 생활도 흥미롭다. 직장인들에게 회사는 너무나 익숙하고 때론 지긋지긋해서 벗어나고 싶은 공간이지만 '9시 출근 6시 퇴근' 경험이 없는 연예인에겐 미지의 신세계나 다름없다. MBC에브리원 '나인 두 식스'는 난생 처음 회사에 온 연예인들이 겪는 직장 생활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배우고 동료애와 팀워크를 쌓아가는 과정이 훈훈했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호평 속에 벌써 시즌2까지 제작됐다. 오는 20일 첫 방송되는 tvN '오늘부터 출근'도 이와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다. 김성주, 은지원, god 박준형, JK김동욱, 로이킴, 홍진호, 쥬얼리 김예원, 모델 이현이 등 8명이 한 기업체의 신입사원으로서 5일 동안 진짜 직장생활을 체험하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는다.

가족을 주제로 한 체험 예능도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SBS '룸메이트'는 하우스 셰어링(House Sharing)을 통해 한 가족이 된 연예인들의 이야기. MBC에브리원 '우리집에 연예인이 산다'는 연예인이 일반인 가족과 함께 생활하며 한 가족이 돼 가는 모습을 담은 관찰 예능이다. '우리집에 연예인이 산다'의 경우, 출연 가족과 연예인은 헤어질 때마다 매번 눈물을 펑펑 흘릴 정도로 친밀해진다. 한 집에서 먹고 자면서 진짜 일상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엔 특별한 감동이 있다. 일상 속으로 들어간 예능 프로그램의 장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파일럿으로 방송된 MBC '동네 한바퀴'와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도 평범한 일상에서 소재를 찾은 프로그램이다. '동네 한바퀴'는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며 숨겨진 명소와 이웃들의 이야기를 소개했고,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는 띠동갑 차이 나는 연예인들이 커플을 이뤄 영어 회화와 기타 연주, SNS 활용법 등을 서로 가르쳐주고 배웠다.

일상으로 들어간 예능. 우리네 삶 속에서 흘러나오는 자연스러운 웃음과 흡인력을 중요시하는 최근 예능 흐름을 반영한다. 일상의 공간은 시청자들에게 편안하고 친숙한 곳이라 쉽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특별한 존재로 느껴지던 연예인들의 평범하고 꾸밈없는 모습도 친근감과 함께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