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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세물의' 송혜교, 향후 행보에 미칠 3가지 논란과 전망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4-08-20 17:34 | 최종수정 2014-08-21 07:26


'두근두근 내 인생' 제작발표회 당시 송혜교.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8.04/

송혜교 탈세 논란이 뜨겁다. 세무대리인이 수십억원의 비용처리를 증빙 없이 했다가 적발돼 추징금을 맞은 사건. 법률대리인을 통해 서둘러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 개봉을 앞둔 송혜교가 예정된 스케줄을 소화하겠다고 밝히자 찬반 여론이 또 다시 갈리고 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과연 무엇일까.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송혜교 본인, 알았나? 몰랐나?

누가 뭐래도 잘못은 했다. 포괄적 책임이 있다. 학생이 잘못하면 교사가 책임지고, 아이가 잘못하면 부모가 책임지고, 부하 직원이 잘못하면 직속 상사가 책임지는거다. 법률 대리인을 통했지만 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문제는 간단치 않다. 어차피 대중스타에게 중요한 건 이미지 유지 여부다. 그 핵심에 '고의성' 여부가 있다. 중요한 사실은 송혜교가 알았느냐 몰랐느냐의 문제다. 특히 소속사와 분리된 본인이 알았느냐 여부는 이미지 보호에 중요한 팩트다. 찬반이 뜨겁다. '20억원이 넘는 거액을 세무사가 아무 이득 없이 위험을 감수할리가 없다'며 송혜교 측과의 공모설을 주장하는 쪽이 대세. 하지만 '정신없는 한류 스타가 세무 문제까지 세세하게 알리가 없다. 설령 문제가 있었더라도 세무대리인과 소속사 간 문제였을 뿐 송혜교만큼은 몰랐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모범납세 이미지를 이용했다는 주장에도 '송혜교 사전 인지' 문제가 핵심이다.

법률대리인이 서둘러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무지에서 비롯된 세무처리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세무대리인에 의해 부실 신고가 계속되어 왔던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국민적 감정이입이 가능한 초 민감 이슈....군대와 세금

타 국민에 비해 높은 교육열 속에 많이 배운 한국 사람들, 평등 이슈에 아주 민감하다. 특히 누구에게나 주어진 의무 이행에 있어 불평등이나 차별, 특권에 대해서는 촉각을 곤두세운다. 대표적인 문제가 헌법에 규정된 병역과 납세의 의무다. 둘 다 하기 싫지만 해당자라면 예외 없이 무조건 해야 하는 일이란 공통점이 있다. 대한민국 건강한 남자라면 누구나 가야하는 군대, 돈 벌이가 있는 사람은 누구나 내야 하는 세금. 시간도 돈도 아깝지만 해야 한다. 내가 했거나 앞으로 해야할 의무기에 유독 더 타인의 특권에 예민해진다.

이런 분위기 탓에 두 사건에 연루될 경우 연예인들은 직격탄을 맞는다. 병역 기피 문제로 추방되다시피한 유승준은 아예 컴백하지 못했다. 탈세 문제에 연루된 강호동은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의 시간을 가진 뒤 컴백했지만 예전같은 폭발적 인기를 구가하지 못하고 있다.


강호동 케이스와 비교는?

이번 송혜교 탈세는 지난 2011년 강호동 사건과 흔히 비교된다. 강호동은 당시 필요경비를 과다하게 올려 국세청으로부터 추징금을 부과받았다. 당시 강호동은 연예계 잠정 은퇴까지 선언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당시 강호동 측은 "담당 세무사가 세무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착오가 있었다"며 "세금문제는 이유를 막론하고 관리를 철저하게 못한 내 불찰이다. 그에 따른 실망과 분노가 얼마나 큰 것인지 이 순간에도 뼈저리게 느끼고 반성한다. 초심을 잃고 인기에 취해 오만해진 건 아닌지 찬찬히 제 자신을 돌아보도록 하겠다"며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뒤 연예계 활동을 잠정 중단하는 초강수를 뒀다.

송혜교 역시 비용처리 부분이 문제였다. 2012년 서울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2009년부터 3년간 종합소득세 신고 시 여비교통비 등 총 59억 5300만여 원 중 54억 9600만원을 지출 증빙 없이 필요경비에 산입해 신고한 사실이 적발됐다. 국세청으로부터 '2008년~2011년 귀속 소득에 대한 무증빙 비용에 대하여 소득세를 추징한다'는 통보를 받고 가산세 등 약 31억원을 납부했다. 이어 2008년도 귀속분에 대해 올해 7억원을 추가로 납부했다.

정면 돌파, 가능할까?

실명 보도 직후, 송혜교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렸다. 3년만의 한국 영화 복귀작인 '두근두근 내 인생' 개봉을 앞두고 있는 시점. 주연 배우로서 정상 상황이라면 시사회, 무대인사, 인터뷰 등 공식 행사에 분주할 상황이다. 송혜교 측의 선택은 일단 정면 돌파. 21일로 예정된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한 다음주로 예정된 언론과의 릴레이 인터뷰도 정상 소화할 방침이다.

이같은 결정은 강호동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송혜교는 인지하지 못했다. 해당 세무대리인을 해촉하고 새로 선임했다', '수년 전 일인데다 추징금과 벌금을 이의제기 없이 납부완료했다'는 사실을 들어 정면돌파를 결정했다. 활동 무대의 차이도 향후 행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방송을 주 무대로 활동했던 방송인 강호동과 한류 스타 송혜교의 무대는 다르다.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활약하고 있는데다 당장 개봉을 앞둔 영화의 주연배우로서 나 몰라라 은신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여론이다. 전체적으로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거액의 세무처리를 송혜교가 몰랐을리 없다'는 추론을 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것이 사실. 예민한 납세 문제와 관련된 이슈라 정면 돌파만으로 비난 여론이 순식간에 수그러들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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