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강신 시대'가 있었다. 예능을 이끌어가는 강호동 유재석 신동엽 삼총사를 합쳐 부르던 말. 이들 셋의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
데뷔한 해부터 짧게는 8년, 10년, 13년까지 오랜 세월을 묵묵히 일해 온 그들의 진가가 빛나고 있다. 어딘가 익숙한 듯 하지만, 더욱 업그레이드 된 유머를 선사하는 '늦깎이 스타'들을 조명해봤다.
개그 그룹 '옹달샘'의 맏형 장동민(2004년 KBS 19기 공채 데뷔)은 아이돌 스케줄을 소화 중이다. KBS 시즌제 프로그램 '나는 남자다',SBS '에코빌리지-즐거운 가', JTBC '빅스타 리틀스타',tvN '코미디 빅리그', tvN '지니어스 3'에 KBS 라디오 '조정치 장동민의 두시'까지 진행하고 있다. 장동민은 이외에도 MBC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의 녹화도 예정됐으며, 2개 이상의 파일럿 프로그램에 캐스팅 됐다.
이 뿐 아니다. 게스트 출연도 마다하지 않는다. MBC '별바라기', '라디오스타',JTBC '비정상회담', tvN 'SNL'등 그가 게스트로 출연하는 프로그램의 매번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같은 장동민의 활약에는 올해 10주년에 접어드는 오랜 내공과 됨됨이가 꼽힌다.이경규와 박명수의 뒤를 잇는 차세대 '버럭' 개그를 구사하며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웃음을 주면서도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가 맛깔스럽다. 거기에 리얼 버라이어티, 콩트, 토크쇼, 연애 버라이어티까지 어떤 프로그램에 출연해도 제 몫을 해내는 능수능란한 끼가 현재의 장동민을 있게 만들었다.
"오른 손으로 비비고, 왼 손으로 비비고, 두 그릇이네." 장안의 화제인 이국주의 식탐송이다. MBC '무한도전', SBS '런닝맨' 등 대세 예능에는 꼭 있다는 이국주는 벌써 9년 차 개그맨이다. 2006년 MBC 공채 15기 개그맨 출신으로 데뷔해 우여곡절이 많았다. MBC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빈번하게 중단했으며, 타사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 비해 편성도 좋지 않았다. 거기에 이국주는 데뷔 초, 예쁜 여자 개그우먼들에 밀려 서러움도 맛봤다. 하지만 tvN으로 이적, '으리~'를 외치며, 인기 캐릭터로 부상했다. 특히 당당하게 식탐을 요구하는 그녀의 캐릭터는 공감을 샀고, 현재 콩트에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까지 섭렵하며 전성기를 맞고 있다.
또 2001년 SBS 6개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무려 14년 차 개그맨 조세호가 있다. 조세호는 뽀글머리를 한 양배추라는 가명으로 더 익숙했던 그다. 그랬던 그가 MBC '라디오스타'에서 '독설가' 김구라도 꼼짝 못하게 하는 입담을 자랑하면서 눈도장을 톡톡히 찍었다. 이후 SBS '룸메이트'를 통해 반전 매력을 선사, KBS 2TV '해피선데이'의 패널까지 꿰찼다.
김겨울 기자 winter@sportschosun.com
|
스포츠 스타들이 일요 예능을 점령했다.
최근 일요일 주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스포츠 스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연예인들에 비해 미디어 노출이 잦지 않았던 만큼 희소성과 신선함이 있는데다 성실한 이미지, 높은 인지도와 호감도 등 여러 플러스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방송가의 꾸준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건 '아빠 스타'들이다. 축구 선수 출신 안정환은 아들 안리환과 함께 MBC '아빠! 어디가2'에 출연 중이다. 안정환은 현역 시절 운동 선수 중에서는 보기 드문 꽃미남으로 '테리우스'라 불렸다. 특히 2002년 월드컵 당시 골을 넣고는 아내에게 바치는 의미로 반지 키스를 해 '반지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아빠! 어디가2'에서는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후덕해진 외모와 걸쭉한 입담을 뽐내고 있다. '테리우스' 대신 '마리오'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을 정도. 또 온실 속의 화초처럼 곱고 여린 아들을 강하게 키우고자 노력하는 모습에 시청자들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종 격투기 선수 추성훈도 빼놓을 수 없다. 추성훈은 딸 추사랑과 함께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이다. 이들 부녀는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던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정규 편성을 가능하게 한 장본인이다. '링 위의 터프가이'인 추성훈은 딸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딸바보'의 면모를 여과없이 드러내 보는 이들도 '아빠 미소'를 짓게 만든다. 추사랑은 특유의 해맑고 순수한 모습으로 '추블리(추사랑과 러블리의 합성어)'라 불리며 시청자들의 혼을 빼놓고 있다. 추성훈-추사랑 부녀의 인기는 여전하다. 방송 분량이 줄어들면 시청자 게시판의 항의글이 빗발치고, 추사랑의 팬클럽까지 만들어졌다. 이에 힘입어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6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송가연은 최근 SBS '룸메이트'에 출연하면서 '미녀파이터'로 이름을 알린 케이스다. 그는 민낯은 물론 데뷔전을 위해 체중 감량을 위한 식단 조절을 하는 모습, 어깨가 빠져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는 모습 등 여자 격투기 선수의 숨겨진 노력을 생생하게 공개하며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쇼트트랙 선수 박승희도 예능 도전에 나선다. 박승희는 4일부터 진행된 MBC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 녹화에 참여했다. 지금까지 여군의 세계가 방송을 통해 공개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 특집을 통해 남자들과 똑같이 훈련받고 동고동락하는 모습이 리얼하게 그려질 예정. 관등성명 군가 제식 등 태어나 처음 경험하는 낯선 군대 문화에 어떻게 적응해 나갈지가 관전포인트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
터키산 독설 폭격기, 가나 국비장학생, 캐나다 출신 군대무식자, 나 혼자 사는 프랑스 훈남…. 다재다능한 외국인 스타들이 한국 예능계를 점령했다. 국경과 인종과 종교를 뛰어넘어 웃음으로 하나된 외국인 스타들 덕분에 시청자는 날마다 즐겁다.
JTBC '비정상회담'은 외국인 스타 양성소다. 그중에서 개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사람은 터키 출신 에네스 카야다. 귀네스 FC서울 전 감독의 통역관이자 영화 '초능력자'에서 배우로도 활약한 그는 유창한 한국어와 뛰어난 언변으로 회담장 분위기를 쥐락펴락한다. 그래서 생긴 별명이 '터키산 독설 폭격기'. 한국 사람보다 보수적이고 예의범절을 따진다고 해서 '터키 유생'이라고도 불린다.
그런 에네스 카야를 도발하며 용감하게 맞서는 '문제적 인물', 바로 샘 오취리다. 뛰어난 예능감을 지닌 샘 오취리는 수많은 프로그램의 러브콜을 받으며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동명이인 샘 해밍턴을 넘어설 기세다. 앞서 tvN 예능 '섬마을 쌤'에 출연했고, 현재 출연 중인 tvN 시트콤 '황금거탑'에서는 한국으로 농업기술을 배우러 온 가나 재무부 장관 외아들을 연기하고 있다. 방송에선 더 없이 유머러스하지만, 알고 보면 국비장학생으로 명문대에 재학 중인 수재. 호주 유학 때문에 '비정상회담'을 떠나는 영국인 탐험가 제임스 후퍼를 위해 한국어 자작시를 선물해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그밖에도 '욥체'를 즐겨 쓰는 '알차장' 알베르토(이탈리아), 파리바O뜨 모델이 되고 싶은 프랑스 청년 로빈, 맹자를 읽는 미국인 '척척박사' 타일러, '벨기에 전현무' 줄리안, 전설의 프로게이머였으나 지금은 한우 마니아인 기욤(캐나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다니엘(호주), 역사문제로 으르렁대는 두 라이벌 타쿠야(일본)와 장위안(중국) 등 출연진 모두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도 개성이 넘치다 못해 4차원을 넘어서는 외국인 캐릭터가 있다. 바로 '군대 무식자'라 불리는 헨리다. 헨리는 첫 입대 날 트렁크를 끌고 오고 빨간 모자 조교를 매니저라고 불러 시청자들을 '멘붕'에 빠뜨렸다. 스나이퍼로 거듭날 거라 생각했던 군대에서 뛰고 구르며 고된 훈련만 받고 있으니 헨리 역시도 연일 '멘붕'이다. 그러나 힘든 군생활에도 해맑은 웃음을 잃지 않는 그를 어찌 미워할 수 있겠는가.
'나 혼자' 사는 프랑스 훈남 파비앙도 빠질 수 없다. 침대를 놔두고 온돌에서 잠들고 태권도를 사랑하며 된장찌개를 끓여먹는 파비앙은 MBC '나 혼자 산다'에 특별 출연했다가 바로 고정을 꿰찼다. 최근엔 전세 대란 속에 집을 구하러 다니는 모습이 그려져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