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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방송평] 송윤아-문정희 '마마', 진짜 여자드라마가 탄생했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4-08-04 05:53


사진제공=MBC

진짜 여자 드라마가 나타났다. 누군가의 아내로, 그리고 한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그녀들의 이야기. 엄마라서 행복하고 엄마라서 애틋한 두 여자의 삶이 진한 여운을 남긴다. 송윤아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MBC 새 주말극 '마마'가 1,2회가 방송됐다. 6년의 공백기를 거치며 연기에 삶의 깊이를 더한 송윤아와 영화계가 주목한 연기파 배우 문정희의 만남은 선남선녀의 로맨스보다 더 큰 설렘과 기대감을 안겼다.

스토리?

캐나다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 민화작가 한승희(송윤아)는 돌연 한국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13년간 아버지 없이 홀로 자란 아들에게 가족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위암 말기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승희에겐 남아 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 아들은 이런 엄마의 애타는 마음은 알지도 못한 채 자꾸만 엇나가기만 한다.

승희의 옛 남자인 문태주(정준호)의 아내 서지은(문정희)은 영재인 딸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 강남엄마다. 남편의 월급으로 충당하기 어려운 교육비를 조달하느라 파산 직전에 몰려 있지만, 겉으로는 누구보다 행복해 보인다. 돈을 빌리기 위해 올케에게 갖은 모욕을 당하고, 결국 사채업자까지 찾아갈 정도로 궁지에 몰리게 된다. 그런데도 승진이 좌절돼 힘들어하는 남편 태주에게 자신이 생계를 책임질 테니 원하는 일을 하라며 따뜻하게 위로한다.

기대감?

승희는 아이에게 아빠뿐만 아니라 온전한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지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친구가 된다. 지은은 그런 승희를 진심으로 따르지만, 이후 승희가 남편의 옛 연인이었고 그녀의 아이가 남편의 사생아라는 걸 알게 되면서 배신감에 휩싸인다. 상대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조차 쉽지 않을 이 관계가 어떻게 진실한 우정으로 발전해갈지 자못 궁금하고 흥미롭다.

다른 드라마였다면 막장이라고 비판받았을 두 사람의 관계가 불편하게 비춰지지 않는다는 것도 독특하다. 서로 방식은 달라도 본질은 똑같은 모성애라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이다. 13년간 아빠 없이 아이를 키워온 승희의 아프고 시린 마음, 딸과 남편을 위해 굴욕스러운 상황까지 마다하지 않는 지은의 절절한 마음, 두 엄마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건드리며 진한 공감을 자아낸다. 그래서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상대에게서 발견하고 채워가면서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이 설득력을 얻는다. 두 엄마, 송윤아와 문정희의 뛰어난 연기력과 완벽한 '케미'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불안감?


극중 태주의 포지션이 위태롭다. 태주는 자상한 남편이고 다정한 아빠다. 회사에서도 후배들의 신망을 받는 좋은 상사다. 그러나 회사에 본부장으로 스카웃된 젊은 여자의 은밀한 유혹에 결국 불륜에 빠지고 만다. 그녀의 힘을 이용하기 위한 불륜이라고는 설정돼 있지만, 회사의 부당한 조치에 반발하며 강직한 모습을 보였던 태주가 왜 불륜에 빠지게 되는지 설명이 더 필요해 보인다. 단지 가장의 고단함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또한 아내 지은과 옛 여자 승희 사이에서 혼란에 빠지게 될 태주의 딜레마가 불륜 문제에 묻혀서 전체적인 줄거리에서 겉돌 가능성도 엿보인다.

드라마 외적으로는 주인공 송윤아에 대해 아직까지 남아있는 부정적 시선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 요인이다. 마음고생 이후 복귀작인 이번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서느냐는 '마마'의 성패는 물론 송윤아란 배우의 향후 활동에 적지 않은 여파를 미칠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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