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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가 팔을 걷어부쳤다.
전반적으로 거리를 두는 듯했다. 지난 9일 일본 선수 아사다 마오에 대한 편파 발언을 의식한 탓일까. 김연아 선수에 대해서도 객관성을 유지하려 애쓴 모습이 역력했다.어린 시절 스승이었던 변 해설위원은 "본인의 역사를 어떻게 쓸 것인지는 본인의 몫"이라 말했다. 이어 조 아나운서는 경기 시작과 함께 "김연아 선수의 스케이팅과 서정적인 첼로 선율에 하나가 되시길 바랍니다"라며 감상 포인트를 알려줬다. 두 사람은 경기 도중에는 최대한 말을 아끼며 경기를 지켜봤다. 이후 김연아가 3번의 점프에 성공하고, 깔끔하게 마무리하자 점수에 대한 기대감을 비추기도 했다. "김연아 선수가 클린(깨끗한) 연기를 펼쳐보였다", "흠 잡을 데 없는 연기였다" 등 찬사도 보냈다. 다만 지나치게 진중한 말투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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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는 김연아 선수의 경기 말미에는 "한 마리의 나비가 그리움을 담아 춤을 추는 모습이었습니다. 완벽하네요"라며 감상적인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말'은 많았지만, 피겨 스케이팅을 할 때 음악 소리나 관중들 소리, 시합 후 스케이트를 벗는 김연아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은 점이 '옥의 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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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경기에 '중계' 보다는 '감상'을 중점에 뒀다. '관록의 콤비'로 불릴 만큼 두 사람은 2007년부터 김연아 경기를 함께 해왔다. 그래서 두 사람의 진행은 연륜이 묻어있었다. 피겨 스케이팅 종목 특성상 음악에 맞춘 선수의 연기에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최대한 불필요한 '말'을 아꼈다. 대신 SBS 측은 방송 화면에 세 가지 점프 그림을 그려놓고, 김연아가 점프를 하나씩 성공해갈 때마다 지워나가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경기를 마치고 김연아의 경기를 느린 화면으로 리플라이를 할 때 "세 번의 스핀, 세 번의 점프 잘 마쳤다","첫 점프가 제일 중요했는데요. 3회전 연속 점프 우아하게 해냈네요", "애잔한 선율에 몸을 맡기면서 너무 잘해줬다" 등 설명했다. 이때도 김연아의 화면 속에 심사위원의 점수를 기다리는 김연아의 모습을 보여주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