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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변치 않을 것 같은 바위 같이 단단한 사랑의 맹세. 하지만 글쎄, 과연 사랑의 약속은 얼마나 지켜질까.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법. 잠시 떨어진 틈 새로 새로운 사랑이 비집고 들어온다. 연인에게 배신감을 느낀 남자들. 이렇게 외친다. 'Cosi fan Tutte'(코지 판 투떼). '여자들은 다 그래' 뭐 이런 뜻이다. 배신한 연인에 대한 원망과 분노로 하얀 밤을 지새우느니 여자란 다 그런거야라는 포기심과 함께 검은 꿈에 잠기는 편이 속은 한결 편하다.
로맨틱 코미디 오페라 'Cosi fan Tutte'(코지 판 투떼)가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2월 11일, 12일 오후 7시30분 세종 문화회관 엠 시어터에서 이틀간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와 환상의 콤비 '로렌초 다 폰테'가 합작하여 만든 걸작. 모짜르트 오페라 중 가장 여성적이고 관능적인 음악으로 꼽힌다. 천재 작가 로렌초 다 폰테는 유부녀와의 연애사건으로 베네치아에서 추방 당해 빈으로 온 뒤 모차르트 최고 걸작 이탈리아어 오페라 세 편을 썼다. 1786년에 빈에서 초연한 '피가로의 결혼', 1787년에 프라하에서 초연한 '돈 조반니', 그리고 1790년 1월 26일 빈 부르크테아터에서 공연된 '코지 판 투테'다. 그 유명한 3편 중 한편이 이틀간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려지는 것이다.
이번 무대는 오페라에 대한 선입견을 깨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였다. '오페라는 어렵고 지루하다', '클래식 음악은 음악적 지식이 있는 애호가들만의 전유물'이라는 편견. 이번 작품에는 없다. 재미있고 친근한 클래식이라는 이미지로 클래식 대중화를 염두에 두고 기획됐다.
한국어 대사로 각색해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관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친근함을 살렸다. 또한, 극과 극을 매끄럽게 이어주기 위해 멀티맨, 큐피트 등의 극 참여로 웃음 코드를 넣었다. 극의 배경 또한 원작의 18세기 나폴리에서 1950년대 뉴욕으로 전환해 좀 더 현대적이고 세련된 무대장치와 화려한 의상 등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도록 기획됐다.
1950년대의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젊은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음악으로 표현된다. 웃음, 슬픔, 배신 그리고 화해 등 사랑을 할 때 느낄 수 있는 총천연색 감정의 물결이 종합예술의 틀 속에 넘실댄다.
고품격 클래식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RAMK오페라 연구소(대표 장재영)의 기획 작품인 '코지 판 투떼'는 지휘 양태갑, 연출 이도엽, 소프라노 정꽃님, 소프라노 박명숙, 메조소프라노 한승희, 소프라노 신재은, 소프라노 김가영, 소프라노 김황경, 테너 강신모, 테너 강훈, 바리톤 노대산, 바리톤 임희성, 베이스 서태석, 베이스 안희도가 열연한다. 또한 오케스트라는 영국 왕립 음악원 졸업생을 주축으로 세계 명문 음악학교를 졸업한 2, 30대의 젊고 유능한 음악도들로 구성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티켓문의: RAM KOREA 532-1725, 인터파크, 1544-1555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