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석 "카사노바 역할? 처음엔 쫄아서 연기했다"

김겨울 기자

기사입력 2014-01-24 09:16


영화 '피 끓는 청춘'의 배우 이종석이 서울 신문로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마친 후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종석은 '피 끓는 청춘'에서 82년 홍성농고 전설의 카사노바 '중길'역을 맡아 박보영과 호흡을 맞췄다.
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1.20/

반짝반짝 빛이난다. 멀리서봐도 훤칠한 키에 시선을 뺏길 '꽃미남', 이종석이 그렇다. 짧은 기간동안 경기도 일진 종석이, 수영 잘하는 종석이, 초능력자 종석이까지 보여주며 또래답지 않은 스펙트럼을 소화했던 그가 카사노바로 돌아왔다. 그저 앉아만 있어도 눈을 뗄 수 없는 비주얼 덩어리 이종석이 작업의 기술까지 쓰다니. 도대체 보통남들은 어쩌라는 건지. 영화 '피끓는 청춘'의 충청도 종석이는 작업의 기술을 넘어 손기술까지 쓴다.단언컨대, 2004년 강동원의 영화 '늑대의 유혹'이 있다면 2014년 이종석의 '피끓는 청춘'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만큼 빛이난다.

-금색으로 염색했다.

탈색했다. 영화 끝나고 별다른 스케줄이 없을 줄 알고, 한 번 해보고 싶더라. 지난해 1년내내 너무 바쁘더라. 거울을 보다가 얼굴이 질리더라.

-잘생긴 얼굴이 질린다?

하하. 변화를 줄 수 있을까해서 했다.

-잘 어울린다. 만족스럽겠다.

난 괜찮은데, 노출이 많이 될 지 몰랐다. 영화 홍보를 하다보니 사진 노출이 많다.


-그동안 연기했던 역들과 '피끓는 청춘'의 카사노바 역은 너무 다른 역이다. 연기 변신으로 봐도 될까.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와 '노브레싱'을 함께 작업하면서 느낀 게 많다. 외형적으로 같은 모습을 하다보니, 내공이 부족한 나로서는 표현할 방법이 없더라. 답답함이 생기더라. 내가 '이것을 끝내면 다른 차원의 캐릭터를 하리라'는 마음을 먹고 있다가 하게 됐다.

-충청도 종석이의 손기술?을 보다가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연기 변신이 놀랍다. 부담은 없었을까.

안해본 역할에 대한 겁이 분명 있었다. 코미디 영화이고, 이런 캐릭터도 처음이라서. 처음에 쫄아서 찍었다. 하다보니까 익숙하고, 편해지더라. 감독님이 날 연기, '날 것을 원한다'고 하더라. '처음에는 연기라는 게 만들어서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점점 익숙해지더라. 안하던 애드립도 하게 됐다.

-애드립은?

극에서 이세영씨가 거머리에 물렸을 때가 있다. 그때 '가만 있어. 에휴, 예뻐가지고'라면서 말하는 게 있다. 그동안 출연했던 드라마의 경우에는 대본 그대로 했다. 거기에 강박도 있었는데, 이번 영화를 하면서 대사도 안외워서 가고, 자유로운 작업을 경험했다.


-박보영 이세영 김영광 등 또래 연기자들과의 작업이 재밌었겠다.

편하고, 재밌었다. '이 맛에 영화를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또래들하고 있으면 선배들하고 있는 것과 달리 편하긴하다.

-박보영씨와의 작업은 어땠나.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할 때 10살 차이나는 누나랑 했다. 동생이랑 하려니까 처음에는 어색하더라. 하지만 마냥 귀엽고 어릴 줄만 알았는데, 똑부러지는 성격이다. 강단도 있다. 선배는 선배인가 보더라. 내가 의지가 될 정도였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 박보영씨와 이세영씨 캐릭터 중에 이상형은?

박보영씨.

-일진 여자? 무섭지 않나.

내가 남자답지 못한 편이다. 하하. 기댈 수 있는 그런 여자를 좋아한다.

-다른 드라마에서는 싸움짱 역할도 했는데, 여기서는 너무 허약하다.

보영씨 빼고는 다 맞았다. 아빠, 아들, 김영광씨, 근데 맞으면서도 더 찌질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로 겁이 났던 것은 관객들이 이질감을 느낄까봐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망가지려고 한 것 더 망가져야지. 본능적으로 몸을 사렸던 것 같은데, 기술 시사를 하면서 좀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 더 망가졌어야 하는데.

-영화를 보면서 이종석이란 배우가 '비트'의 정우성,'늑대의 유혹'의 강동원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세 청춘스타다. 인기를 실감하나.

'너목들'을 끝내고, 인터뷰를 할 때마다 '인기를 실감하냐'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지방에서 '피끓는 청춘'을 촬영하고 있어서 잘 몰랐는데, 최근에는 좀 실감된다.

-스타로 떠서 가장 행복한 일이 있다면?

시나리오가 들어온다는 것이다. 뭔가 내가 원하는 작품을 선택할 자유가 생겼다는 것이 너무 좋다. 전에는 너무 하고 싶었던 역할인데도 할 수 없었던 경우가 많다.




-'시크릿가든'때 보고 '저 배우 다르다'는 생각했었다. '누구지?'라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신인치고는 오래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무명의 세월이 길었다더라.

처음에 연기학원을 다니고, 연기자를 하려고 했을 때가 16살이었다. 그때 회사에 들어갔는데, 모델부터 시켰다. 그때 강동원 선배를 매우 동경하고 있었기도 해서 모델부터 했지만 연기를 안 시켜줬다. 그러다 아이돌 회사에 들어갔는데, 음반 준비를 했다. 가수를 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내 길이 아닌 것 같더라. 그로부터 2년, 3년이 흘렀는데, 오디션을 볼때마다 떨어지더라. 그것에 대한 갈증으로 지난해 겹치기 출연을 했다. 한 작품이 끝나고, 몸이 지치더라도 바로 작품에 들어가고 싶더라. 그런 갈증이 계속 있더라.

-벼락스타가 아니라서 연기의 소중함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남들보다 빠른 데뷔라고 하지만 꿈꿔왔던 시간이 길다보니 아무래도 그런 면이 있다.

-강동원 선배를 존경하나보다.

워낙 내성적인 편이라 활동적인 취미가 없다. 드라마 '풀하우스', 영화 '늑대의 유혹'을 보면서 꿈을 꿨다. 그들처럼 되고 싶었다.

-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과 자주 만나는 편인가?

연예인 친구들과 친해지기가 좀 어렵다. 서로서로 숨기는 것들도 많고, 터놓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다. (김)우빈이 빼놓고, 우빈이는 자주 연락을 하는 편이다. 그 외에는 정말 없는 것 같다.

-인터뷰를 해보면서 느낀 것인데 진중한 느낌도 많고, 또래답지않게 성숙한 편이다.

내 인터뷰를 읽을 때마다 이런 생각도 든다. 내가 모순과 위선을 떨었나. 나는 솔직하게 이야기한다고 하는데, 나도 모르게 포장할 때가 있다. 진정성있게 하려고 하는데 위선을 떤 것은 아닌지. 오늘은 어떤지 모르겠다.

-그건 당연하지 않나. 인터뷰라는 자리가 원래 그렇다. 기자도 연예인도 처음 만나는 사람이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얼마나 솔직하게 다가갈 수 있겠는가. 그래도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다.

인터뷰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카운셀링을 받는 느낌도 들고. 그래서 내가 질문을 던질 때도 많다. 하하.

-끝으로 2014년 원하는 일은?

우선 '피끓는 청춘'의 대박이다. 관객들에게 좋은 평을 받고 싶다. 아직도 떨린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 스포츠조선이 갑오년 새해를 맞아 선플달기운동에 나섭니다. 선플 확산의 중요성에 공감해주시는 연예인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선플을 달아주세요. 악플 없는 세상이 올 때까지, 선플 확산에 앞장서고픈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지금 이 순간도 수많은 악플에 고통받고 있는 분들에게 [선플은 선물입니다] 인터뷰가 이어집니다. 이제 여러분들이 나눠줄 차례입니다. 이종석에게 '베스트' 선플을 남겨주시는 한 분께,이종석의 소장품을 보내드립니다. 보너스 인터뷰로 [이니셜토크]가 이어집니다. [이니셜토크]에서는 이종석이 작품을 함께 하면서 호감이 생긴 여자 스타와 무서웠던 선배 등이 이니셜로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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