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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스크린에서 여배우들의 액션을 쉽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사극이 많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액션을 꺼려한다'는 인식을 뒤집는 여배우들의 활약에 관객들은 즐겁기만 하다.
한국 영화계의 대표 여배우로 꼽히는 전도연도 액션을 선보인다. 전도연은 현재 '협녀: 칼의 기억'(이하 협녀)의 촬영에 한창이다. '협녀'는 고려 무신시대를 배경으로 무림 고수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작품에서 전도연은 실력있는 검객으로 등장하는 만큼 검술 실력은 필수다. 때문에 전도연은 3개월동안 액션 연습에 매진하며 혹독한 훈련을 거쳤고 와이어까지 타며 완성도 높은 액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도연은 평소에도 디테일 있는 연기를 추구하는 만큼 이번 액션 연기도 깔끔하게 소화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다른 연기파 여배우 손예진도 액션을 연기한다. 그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에서 여월 역을 맡아 국새를 집어삼킨 고래를 잡으려는 여자 해적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때문에 깔끔한 도시녀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손예진의 연기 변신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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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액션' 연기란 남자 배우들의 전유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저씨'나 '용의자' 같은 영화에서 원빈 공유 등이 멋진 액션을 펼쳐보인 경우는 있었지만 한국 영화에서 여배우가 제대로된 액션을 선보인 경우는 찾아 보기 힘들었다. 어설픈 액션이나 대역을 쓴 연기 등이 여배우들의 액션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하는 액션 연기는 신체 자체가 상품(?)인 여배우들에게 꺼려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관객들의 수준이 어설픈 수준의 액션에 만족하기 힘들다. 때문에 여배우들이 한번 출연을 결심했다면 몇개월간의 액션 스쿨 훈련이나 와이어를 자유자재로 타는 훈련 등은 기본으로 소화해내야 한다.
게다가 남자영화가 많아졌다는 위기감이 여성들을 액션에 뛰어들게 했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최근 주연급 여배우들이 출연할 만한 영화가 없어졌다는 말이 많았다. 극장 주관람층에 여성이 많다는 것도 이유지만 '신세계' '범죄와의 전쟁' 등 남자 영화가 큰 인기를 모았다는 것도 주된 이유다"라며 "때문에 여배우들도 돌파구를 찾아야한다는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단순히 청순가련한 캐릭터로는 성공하기 힘들기 때문에 액션에 뛰어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실 스칼렛 요한슨, 클로이 모레츠, 루시 리우 등 할리우드에서 활발하게 활약하는 여배우들도 액션 연기를 통해 더 인정받은 경우가 많다. 특히 동양 배우의 경우는 액션이 가능하다는 것은 해외 진출에도 큰 메리트로 작용한다. 때문에 올해 한국 여배우들의 '액션 삼매경'은 꽤 고무적인 현상임에 틀림없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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