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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근 이어 붐마저…도박 파문에 '강호동 위기론' 불거지나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3-11-13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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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파문으로 방송가가 날벼락을 맞았다.

이수근, 탁재훈, 붐, 토니안, 앤디, 양세형 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해온 인기 연예인들이 사설 스포츠도박 사이트에서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최근에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송가에 파장이 일고 있다. 이들이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들은 부랴부랴 녹화분 편집에 들어갔고, 방송사들은 검찰 조사를 지켜보며 사태 수습 방안을 고심 중이다. 비중이 큰 이수근을 도려내는 것이 불가능했던 tvN '백만장자 게임 마이턴'은 끝내 11일 방송을 결방 조치 했다.

이처럼 방송가 곳곳에서 도박 파문의 직간접적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그동안 이수근, 붐과 손발을 맞춰온 강호동이 이번 일로 또 다시 '위기론'에 휘말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년여 간의 잠정 은퇴 후 방송에 복귀한 강호동에게 가장 큰 버팀목이 됐던 사람이 바로 이수근과 붐이기 때문이다.

이수근은 강호동이 떠난 KBS2 '1박 2일'을 지키며 그의 빈 자리를 성실하게 메웠다. 또 야심차게 출발한 KBS2 '우리동네 예체능'에 합류해 강호동과 호흡을 맞추며 프로그램이 빠르게 자리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복귀 후 약간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강호동도 이수근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이수근이 특유의 재치로 강호동을 도발하면 이에 강호동이 응수하는 방식으로 웃음을 합작했고, 두 사람의 콤비 플레이는 '우리동네 예체능'을 이끌어가는 동력이 됐다. 지금은 폐지된 MBC '무릎팍도사'가 시청률 부진으로 고민하던 끝에 새롭게 내세운 카드 역시 이수근 투입이었다. 그만큼 강호동과 이수근은 서로를 돋보이게 하는 데 탁월한 호흡을 보였다.

붐도 강호동 라인의 대표 주자로 손꼽힌다. 붐은 과거 강호동이 진행하던 SBS '강심장'에 고정 출연하며 보조 MC 이상의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강호동의 대표작 중 하나인 SBS '스타킹'에서도 손발을 맞춰왔다. '스타킹'에서 몸개그를 마다하지 않으며 일반인 출연자들의 긴장을 풀어주는 붐의 존재는 단연 독보적이다. 강호동에겐 이만한 지원군도 없다.

하지만 이제 강호동은 손발을 잘린 신세가 됐다. 이수근과 붐은 검찰 조사 직후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자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붐은 11일 오후 '스타킹' 녹화 도중 자신의 도박 연루 사실이 기사화된 것을 접하고 제작진의 양해를 구해 녹화장을 빠져나갔다. 이수근이 없는 '우리동네 예체능'과 붐이 빠진 '스타킹'을 수습하는 일은 전적으로 강호동의 몫으로 남았다. 동료를 잃은 안타까움을 느낄 겨를도 없이 프로그램 안정화라는 과제를 떠안게 되면서 강호동의 부담은 한층 커졌다. '무릎팍도사' 폐지에 이어 SBS '맨발의 친구들' 폐지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강호동에게는 또 다른 악재다.

강호동의 복귀작이었던 KBS2 '달빛 프린스'에 함께 출연했던 탁재훈도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현재 강호동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없지만, 앞으로 강호동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에서 강호동은 든든한 아군을 또 한명 잃은 셈이 됐다.

한 방송 관계자는 "뜻밖에도 이번 도박 파문이 방송 복귀 후 끊임없이 위기론에 시달려온 강호동에게 치명타가 되고 말았다"며 "향후 예능계가 새롭게 재편되는 과정에서 강호동이 예전과 같은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전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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