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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신은 안방극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요소다.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것 뿐만 아니라 대중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는 홍보용으로도 이만한 소재는 없다. 때문에 제작진들은 어떤 방식으로 키스신을 표현할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중인 드라마들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이 장면을 통해 그 대세론이 흔들리게 됐다. 칠봉과 성나정의 키스에 쓰레기가 그 모습을 미묘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감정변화를 일으키는 모습을 통해 칠봉이 김재준일 수 있다는 강렬한 메시지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날 최고 시청률 6.9%(닐슨 코리아)를 기록한 장면도 칠봉이 사준 향수를 성나정이 뿌려보는 장면일 정도로 이들의 러브라인은 복잡다단하게 됐다.
또 다른 화제작 SBS 수목극 '상속자들'에서는 기습키스가 등장해 여심을 흔들었다. 지난 달 31일 방송에서 김탄(이민호)과 차은상(박신혜)이 옥상에서 키스신을 선보인 것. 슬픈 표정의 은상을 지켜보다 입술을 가져가는 김탄의 모습은 앞으로 이들의 러브라인이 얼마나 험난하게 전개될지 가늠하게 해주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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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이같은 키스신을 러브라인의 시작으로 많이 활용하는 분위기다. 한창 무르익었을 때가 아니라 설레고 풋풋한 느낌을 키스신으로 표현하는 것. 그만큼 최근 트렌드가 빠르게 변해간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게다가 키스신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는 제작진의 가장 큰 고민이기도 하다. '응사'에서 유연석과 고아라의 키스신은 정우의 미묘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카메라워크를 활용했다. 술에 취해 다들 키스에 관심도 없는 모습을 '팬(Pan·수평이동)' 기법을 통해 보여주며 당연히 정우 역시 그러리라 예상케 했다. 하지만 정우가 이들의 키스를 빤히 쳐다보는 모습이 등장하며 여심을 흔들었다.
이민호와 박신혜의 키스신은 경기도 동탄의 한 고교 옥상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촬영을 하며 많이 친해지긴 했지만 촬영이 촬영인지라 얼굴 각도와 동선을 조율하며 어딘지 모를 쑥스러움을 내비쳤다. 이들의 촬영은 여러 카메라 각도로 촬영하느라 장장 3시간이 넘게 진행됐다.
그런가 하면 배우들의 키 차이 때문에 촬영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최근 방송 중인 한 드라마에서는 남자배우와 여자배우의 키차이가 10cm 이상 나는 바람에 촬영에 꽤 시련(?)을 겪었다. 남자 배우가 다리를 벌리고 촬영을 하더라도 여배우의 얼굴이 자꾸 상대방의 어깨에 걸리고 고개가 꺾이는 방향도 어색해지는 바람에 여러차례 시도를 해야했던 것. 몇시간에 걸친 촬영을 마친 남자 배우는 "목에 담이 온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스태프들은 "이제 캐스팅할 때 키 차이도 고려해야겠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는 후문이다.
어찌 됐든 '키스신'은 시청자들을 드라마 속으로 끌어당기는 마력 같은 장면임에는 틀림없다. 앞으로 안방극장에 어떤 색다른 키스신이 등장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흔들지 지켜볼 일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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