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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외 e스포츠 종목의 대세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로 꼽힌다.
'LoL'은 e스포츠의 부활 그 이상이라 할 수 있다. 다양한 사상 최초 기록을 쏟아내면서, 야구와 축구처럼 대중 스포츠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LoL'가 만들어 가는 e스포츠 역사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e스포츠 최초 전석 유료화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는 그동안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화를 어렵게 만들었다. 북미나 유럽은 물론 중국만 하더라도 이미 e스포츠 도입 초창기부터 경기를 보기 위해서는 기꺼이 관람료를 지불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
그래서 지난해 열린 'LoL 챔피언스 섬머 2012' 결승전에서 'LoL'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가 유료 좌석을 처음으로 선보였을 때 우려와 기대감이 교차했다. 오랜 시각 결승전 입장을 기다리는 팬들의 불편을 줄이고 선택안을 확대하고자 하는 의도였는데, 모든 유료 좌석이 판매 개시 후 3일 만에 모두 매진되며 우려는 기우가 됐다. 최초에 사전판매로 준비됐던 1000석이 순식간에 매진돼 주최측이 1000석을 추가 판매하기도 했다.
이후 올 2월에 진행된 'LoL 챔피언스 윈터 2012~2013' 결승 현장의 유료 티켓은 판매시작 40여분 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이를 더 확장시켜 지난 6월 열린 'LoL 챔피언스 스프링 2013'의 결승에는 최초의 전석 유료화를 시도했다. 좌석예매 시작 20분 만에 R석과 S석이 모두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으며, 경기를 3일 앞두고는 9797석의 모든 좌석이 매진을 기록했다. e스포츠 이벤트 최초의 전석 유료화 및 매진 사례라는 점에서 e스포츠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으로 볼 수 있다. 또 콘텐츠로서의 가치도 재입증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에서 e스포츠를 담당하고 있는 더스틴 벡 부사장은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LoL'은 그 자체가 e스포츠"라며 "'LoL'을 통해 e스포츠를 대중 스포츠로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중계도 대박은 기본
'스타1'이 온게임넷과 같은 게임 전문 방송사를 만들어 내면서 주로 TV에서 즐기는 콘텐츠였다면, 'LoL'은 TV뿐 아니라 인터넷과 모바일에서도 다양하게 즐기는 본격적인 멀티 플랫폼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게임 인기와 더불어 모든 플랫폼에서 대박 시청률의 보증수표가 되고 있다.
온게임넷을 통해 방송된 지난 'LoL 챔피언스 섬머 2012' 결승전 당시 TNS 자료에 따르면 20~25세 남성 기준 최고 시청률이 4.8%을 기록했다. 이는 지상파를 포함해 해당 연령층에서 3위에 해당하는 시청률이란 점에서 큰 화제가 됐다. 또 지난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된 'LoL 올스타 2013' 개막전의 경우 총 8시간에 걸쳐 방송됐음에도 불구, 순간 최고 시청률 1.124%, 평균시청률 지상파 포함 1위를 기록했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시청 열기 또한 뜨겁다. 지난해 10월 열린 'LoL 시즌2 월드 챔피언십'의 결승전의 경우는 세계적으로 결승전 온라인 스트리밍 순시청자만도 828만2000여명이었다. 'LoL 챔피언스 스프링 2013'의 결승전은 국내 온라인 방송사인 티빙을 통해 중계됐는데, 온라인과 모바일 시청 수요가 몰려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 라이엇게임즈는 원거리의 e스포츠 팬들에게 다양한 관람 기회를 주기 위해 'LoL 챔피언스 스프링 2013' 결승전을 전국의 3개 CGV 상영관을 통해 실황 중계했다. 그 결과 온라인 티켓 판매 개시 반 나절 만에 모든 티켓이 매진됐다. CGV에 따르면 이는 월드컵 경기 중계를 제외한 이종격투기 경기, 프로야구 경기 등 스포츠 경기와 뮤지컬, 오페라 상영 등을 포함한 비영화 콘텐츠 중 가장 빠른 매진 사례라고 한다.
LoL 프로게이머, 스포츠 선수로 인정
이미 국내에서는 e스포츠 선수들이 일반 스포츠 선수와 비슷한 대우를 받고 있었다. 'LoL' 덕분에 미국도 이 대열에 참가했다.
미국 정부는 'LoL' 프로게이머에 대해 프로 선수로 인정하고, 미국에서 프로게이머로서 활동하고자 하는 경우 일반 스포츠 종목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선수 비자(P1-A)를 발급하기로 했다. 이 역시 미국에선 최초의 사례이다.
라이엇게임즈 오진호 아시아 대표는 "이제 e스포츠는 그야말로 게임 플레이어뿐 아니라 많은 e스포츠 팬들이 함께 보고, 느끼며 즐기는 하나의 문화 콘텐츠"라며, "보다 다이내믹한 게임내용과 완성도 높은 e스포츠 진행, 관련 방송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해 대중이 함께 열광할 수 있는 e스포츠로서의 성장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