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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모두 들썩들썩한데, 유독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만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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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은 2분기 영업이익이 10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47.8%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2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2.4% 증가했다.
그러나 상장사인 JYP Ent의 성적표는 우울하다. 일단 영업 손실액이 커졌다. 2분기 영업 손실이 9억 8600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확대됐다. 매출 자체도 떨어졌다. 2분기 성적표에 따르면 14억 7400만원으로 28.2% 줄었다.
JYP Ent는 상반기 음반 및 음원사업 부문이 4억 5100만원, 매니지먼트 사업 부문이 20억 7100만원에 그쳤다. 해외 매출도 8억 9100만원에 불과하다. 상반기 미쓰에이의 수지가 출연한 영화 '건축학개론'이 흥행에 성공했지만 러닝개런티 계약이 없었다. 박진영의 미니앨범도 큰 재미를 보진 못했다.
전문가들은 "JYP Ent 소속 가수들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 실적 모멘텀을 기대할 수 없다"며 "소속가수가 박진영과 미쓰에이 밖에 없어 시장의 관심을 못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상장 JYP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예전만 못한 것도 JYP Ent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PM, 2AM과 원더걸스 등이 소속된 비상장 JYP와의 합병에 대한 기대가 JYP Ent의 주가를 받치는 한 축이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기대감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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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의 미국 진출 성공담이 화려해질 수록, JYP의 미국 진출사는 '잔혹사'가 되어버리는 형상이다. 이미 잘 알려진바, 원더걸스 등 소속 가수의 미국 진출을 위해 설립했던 비상장 JYP의 미국 법인은 큰 손해를 봤다. 2009년부터 3년간 손실액이 무려 116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이같은 미국 진출 수업료를 싸이와 YG는 뮤직비디오 단 한방으로 해결한 것이다.
물론 넓게 보면, 당시 박진영의 미국 활동이 오늘날 K-POP의 초석을 닦았으며, 싸이의 진출에 토대를 마련한 것은 명확한 사실. 그러나 단순히 JYP 차원의 대차대조표를 따져보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2009년 10월 원더걸스는 미국 빌보드 차트 '핫 100' 차트 76위에 올랐지만 한 주 만에 '핫 100' 차트에서 밀려났다. 이를 위해 투자된 수십억원의 투자금은 오늘날 박진영의 어깨에 무거운 짐으로 남아있다.
투자자들의 시선도 냉담하다. 미국에 돈을 쏟아붓고 실적은 그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증권가의 한 전문가는 "싸이의 성공담과 대조되는 사례로 JYP의 미국 법인 손실액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이로인해 비상장 JYP에 대한 관심도 많이 줄었다. 사실 브랜드 이미지 차원에서 상당히 타격을 입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JYP와 JYP Ent가 합병한다 해도 과거처럼 주목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진영 자신도 이런 허탈함을 표현하는 듯, 최근 트위터에 싸이에게 축하 메시지는 남기면서 "많은 사람들이 몇 년씩 준비해도 못 해낸 걸 네가 한 달만에 해내면 어떡하니? 축하해 네 인생은 어쩜 이렇게 드라마니?"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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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닝 포인트를 마련해야할 박진영은 요즘 완전히 일에서 손을 뗐다. 안식년 휴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JYP는 6년 이상 근속할 경우 두달여의 휴가를 준다. 이에 따라 지난달 초 외유에 나선 박진영은 소속사에 구체적인 행선지를 알리지 않은채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휴가를 보내기전 백아연의 음반 프로듀싱을 맡은 박진영은 돌아오자마자 반격의 고삐를 바짝 쥘 태세다. 소속 가수들의 활동 계획이 줄줄이 잡혀있는 것.
15&가 최근 데뷔 앨범을 발표했으며, 미쓰에이도 새 앨범을 내놓는다. 특히 15&는 가요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듀엣. 'K팝스타'의 박지민과 15세 동갑내기 백예린을 내세운 15&는 데뷔곡 '아이 드림'으로 지난 7일 첫 방송 무대를 성공리에 마쳤다. 박진영 자신도 11월 방송 예정인 SBS 'K팝스타 시즌2'에서 양현석 보아와 함께 심사위원으로 활약한다.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승부근성이 대단한 박진영이 이대로 주저앉을리 만무하다"며 "업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반격의 카드를 내놓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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