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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봉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와 '러브픽션'을 통해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드라마 '유령'으로 안방극장에도 얼굴을 비춘 그는 개봉을 앞둔 영화 '점쟁이들', '회사원', '분노의 윤리학' 등에도 출연한다. 쉴 틈이 없다. 2012년 한해 동안만 출연한 작품이 이만큼이다. 요즘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한 명이 아닐까. 바로 배우 곽도원(38)이다.
이어 열여덟 살 때 자신의 운명이 바뀌었다고 했다. "열여덟 살 때 교회 누나를 따라가서 연극을 봤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그렇게 한 공간에서 같이 웃고 울고 하는 걸 처음 봤어요. 환희를 느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극단에 들어갔죠."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엔 연기자로서의 내공이 담겨 있었다. 허투루 연기하는 사람이 아니란 게 느껴졌다. 가수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의 가사인 '근육보다 사상이 울퉁불퉁한 남자'란 말이 딱 맞아떨어지는 사람이었다.
그는 출연하는 작품마다 탄탄한 연기를 보여준다. 검사, 형사, 교수 등 다양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인터뷰 내내 "(다른 사람들은 다 잘하는데) 나만 잘하면 된다", "묻어가는 거죠"라며 겸손한 얘기를 했다.
"죽을 때까지 연기는 계속 배워야죠. 제가 겸손해서 그런 게 아니라 이젠 '이렇게 하면 욕은 안 먹네' 정도만 아는 거예요. 완벽하려고 계속 노력해야죠. 세상 사람들을 웃게 해주고 즐겁게 해주는 직업이잖아요. 저 때문에 사람들이 웃고 울 수 있다면 진짜 영혼이라도 팔죠."
코믹 호러물인 '점쟁이들'에선 귀신 보는 점쟁이 심인 캐릭터를 연기한다. 눈에 띄는 점은 그동안 진지하고 강한 모습을 주로 보여줬던 그가 코믹 연기에 도전한다는 점.
"연극할 땐 코믹 연기를 정말 많이 했어요. 진지한 건 거의 없었고요. 영화를 한 뒤엔 이번에 오랜만에 코믹 연기를 했어요. 연극에서의 표현 방식과 영화의 표현 방식이 좀 다른 부분이 있어요. 전 영화는 60% 이상은 편집 예술이라고 보거든요. 감독님이 공을 들여서 편집을 하고 계시니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요?"
그러면서 코믹 연기의 어려움에 대해 털어놨다. "코미디는 조금만 웃음을 강요하면 사람들이 안 웃어요. 조금 덜하면 또 안 웃고요. 딱 중간을 해야 하는데 그거 하기가 그렇게 어려워요.(웃음)"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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