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차칸남자'-'보고싶다' 정통 멜로 출격, 가을 안방극장 물들인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2-09-11 13:29 | 최종수정 2012-09-13 08:45


사진제공=아이에이치큐

가을은 역시 멜로의 계절이다. 오랜만에 정통 멜로드라마 두 편이 나란히 안방극장을 찾아온다. SBS '신사의 품격'과 KBS2 '빅' 같은 로맨틱 코미디는 종종 있었지만 정통 멜로는 유난히 드물었다. 그래서 반가움이 더하다.

첫 주자는 KBS2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칸남자'(이하 차칸남자)다. 12일 첫 방송을 내보낸 '차칸남자'는 세 남녀의 사랑과 야망, 배신과 복수를 그린 작품이다. 사랑에 배신당한 뒤 복수를 위해 나쁜 남자가 되는 강마루(송중기), 굴지의 재벌 태산그룹 후계자로 길러져 오면서 감정이 메말라 버린 차가운 여자 서은기(문채원), 시궁창 같은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랑하는 남자를 배신하고 야망을 쫓는 여자 한재희(박시연) 등 캐릭터의 개성이 뚜렷하고 강렬하다.

한재희가 연인 강마루를 버리고 태산그룹 회장의 아내가 되고, 이에 강마루가 복수를 위해 태산그룹의 딸인 서은기를 이용하면서 세 남녀의 지독한 운명이 시작된다. 정통 멜로에 도전장을 낸 송중기의 연기 변신, 출연작마다 흥행을 이룬 문채원의 저력, 팜므파탈로 돌아온 박시연의 카리스마가 믿음직스럽다. 수많은 '폐인'을 양산한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비롯해 '고맙습니다' '이 죽일놈의 사랑' '상두야 학교가자'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등을 쓴 이경희 작가의 필력에 기대가 모아진다.


사진제공=제이너스엔터테인먼트
'차칸남자'의 방송 후반부에는 MBC '보고싶다'가 동시간대 경쟁에 가세해 맞대결을 펼친다. '보고싶다'는 멜로물에선 빠지지 않는 불멸의 소재 '첫 사랑'을 그린다. 열다섯살 풋풋한 설렘을 나눴던 두 남녀가 불의의 사고로 헤어진 후 다시 운명적으로 만나 숨바꼭질 같은 사랑을 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어린 시절의 첫 사랑이 주인공들의 운명을 좌우하는 만큼 아역들의 멜로 연기가 초반부 시청률 경쟁의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다행히도 듬직한 여진구와 김소현이 아역을 담당한다. MBC '해를 품은 달'에서 주인공 훤의 아역을 맡았던 여진구는 가슴 절절한 로맨스 연기로 호평받았다. 누나팬들에게는 '중3을 보고 가슴이 떨려도 되냐'는 얘기를 들었을 정도다. '해를 품은 달'에서 어린 보경을 연기한 김소현도 주목받는 아역이다. 성인 연기자로는 박유천이 물망에 올라 있다.

'보고싶다'는 '차칸남자'의 이경희 작가의 전작인 '고맙습니다'를 연출한 이재동 PD의 작품이다. 웰메이드 드라마를 합작했던 두 사람의 경쟁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보고싶다'의 대본은 '내 마음이 들리니'와 '그대 웃어요'를 집필한 문희정 작가가 맡는다. 수목 안방극장의 다크호스로 인기몰이 중인 '아랑사또전'의 뒷심을 받아서 10월 말 첫 방송을 내보낸다.

올해 안방극장은 시간여행과 영혼체인지 설정을 내세운 판타지 드라마가 휩쓸었다. '추적자'와 '유령'처럼 수사와 추리를 버무린 느와르형 장르 드라마도 큰 인기를 모으며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멜로가 양념처럼 극에 머무려지긴 했지만 중심은 아니었다. '해를 품은 달' 이후로는 멜로 드라마도 거의 없었다. '차칸남자'와 '보고싶다'가 오랜만에 정통 멜로의 묵직한 힘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