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강호동 복귀 프로그램 선택, 2% 아쉬운 이유

정안지 기자

기사입력 2012-09-12 14:13 | 최종수정 2012-09-12 15:40



국민MC 강호동의 하반기 방송복귀와 맞물려, 그가 진행하게 될 프로그램이 구체적으로 수면위로 떠올랐다. 방송 고위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강호동은 잠정은퇴 전 본인이 진행했던 프로그램 중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로의 복귀를 사실상 결정했으며, KBS 해피선데이 '1박2일'과 SBS '강심장'은 복귀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KBS 예능국에서 강호동과 1박2일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나영석PD-이우정작가와 신설 프로그램을 추진중에 있다는 건 부인했으나, 강호동이 KBS에서 새로운 예능을 계획중인 건 여전히 유효하다. 한편 내년 봄개편을 통해, 강호동은 SBS '패밀리가 떴다' 장혁재PD와 함께 리얼버라이어티를 가미한 신설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물론 확정이 아닌 변화의 여지를 남기고 있으나, 현재 강호동의 방송복귀와 관련 밑그림은 사실상 완성된 셈이다.

그렇다면 이를 토대로 강호동이 선택한 복귀 프로그램은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일단 큰 틀에서 보면,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했다고 볼 수 있다. 익숙한 프로그램으로 미리 적응력을 키워, 지난 1년 간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적합하다. 때문에 본인이 진행했던 '무릎팍도사'와 '스타킹'으로 복귀를 시도한 점과 신설프로그램의 투입시기가 다소 늦춰졌다는 점은, 강호동의 방송복귀에 안정적인 기반이 된다.

무릎팍도사의 경우, 토크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커다란 방향을 불러왔었다, 강호동의 캐릭터가 토크쇼와 결합해 최상의 시너지효과를 냈었고, 시청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었다. 향후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와 분리 편성을 통해,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무릎팍도사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 효과를 낳는다.

많은 이들이 강호동의 복귀작으로 기대했던 1박2일의 경우, 김승우-차태현 등 시즌2의 멤버들이 자리를 잡았고, 최근 시청률에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 터라 강호동의 투입이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잠정은퇴 전 강호동 스스로 1박2일의 하차를 선택해 복귀의 명분이 빈약했다. 즉 1박2일이 아닌 변화를 줄 수 있는 신설프로그램을 맡는 것이, 현재로선 강호동-KBS 양측에 윈윈이 될 수밖에 없다.

반면 신동엽-이동욱이 바통을 이어받은 강심장의 경우, 강호동이 복귀한다고 해도 시너지효과를 내기 힘든 포맷이다. 오히려 1년만에 복귀하는 강호동의 신선함을 죽이고 식상함을 빠르게 부추길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복귀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문제는 스타킹이다. 많은 이들을 갸웃하게 만드는 것이, 강호동의 스타킹 복귀이다.

스타킹이 연예인이 아닌 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고, 출연하는 일반인들과의 소통과 재미, 끼를 부각시킴에 있어 강호동은 적격임에 분명하다. 또한 강호동이 상당히 애착을 가진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강호동이 스타킹을 진행하던 당시, 잦은 논란에 노출되어 곤란을 겪었던 프로그램이란 사실이 부담스럽다.

무엇보다 방송복귀를 하는 강호동에게 새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기대하는 시청자는, 무릎팍도사-스타킹 두 개의 프로그램을 재차 만나게 됨으로써 기대감을 대신 아쉬움이 배가될 수 있다. 오랜만에 안방에서 만나는 강호동에게 반갑고 신선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효과는 단기적이다. 그러나 예전프로그램이 주는 식상함이란 생갭다 빠르게 찾아와 길게 이어지며, 강호동이 끊임없이 극복해야 할 난제가 될 수 있다.


제작진과의 의리와 신뢰, 강호동 본인의 프로그램 애착 등과 맞물려 어느 한 프로그램도 쉽게 포기하지 못한 듯하다. 물론 1년여 간의 공백을 무시할 수 없다. 공백기를 가진 연예인에게 날선 비판의 잣대가 놓이는 것도 부담스럽다. 강호동의 입장에선 신설프로그램에서의 적응보단 익숙했던 예전 프로그램을 통해, 예능감을 회복하는 것도 고려 대상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강호동은 무릎팍도사-스타킹 중에 하나만 선택하는 게 더 낫진 않았을까.

강호동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예전프로그램 2개+신설프로그램 2개는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추구한 황금분할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번 강호동의 복귀작 선택과정은 2% 아쉽다. 이미 능력을 검증받은 국민MC이고, 승부사 강호동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강호동이 복귀하는 프로그램이나 신설프로그램을 통해 변화의 폭을 크게 가져갈 수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선택을 한 셈이다. 그러나 무릎팍도사-스타킹이라고 해서 무조건 안정을 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식상함이란 부메랑이 될 수 있기에, 프로그램이 변화를 줄 수 없다면, 강호동 스스로 변화하고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야 하는 숙제를 안을 수 있다. <한우리 객원기자, 대중문화를 말하고 싶을 때(http://manimo.tistory.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