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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연인들' 김강우-조여정 키스 잦아진 이유

김준석 기자

기사입력 2012-09-11 18:03



10일 방송된 월화드라마 '해운대 연인들' 11회에서 해운대호텔 부사장 최준혁(정석원)이 모든 사건의 키를 쥐게 됐다. 죽은 해운대호텔 양만호 사장의 아들 양태성이 남해(김강우)라는 걸, 육탐희(김혜은)는 부정하며 친자 확인을 원했고 이를 밝혀줄 육탐희의 아들 양가준이 귀국했다. 그러나 양가준은 양만호의 아들이 아닌, 육탐희가 나이트클럽 육복자로 살았던 과거, 클럽 무명가수 태평양과 연애하던 시절에 태어난 아들이었다.

즉 양만호의 친아들 양태성(남해)과 육탐희 아들 양가준은 완전 남인 셈. 육탐희의 말대로 친자확인을 위한 DNA검사를 한다면, 양태성과 양가준이 형제로 밝혀질 순 없는 상황. 때문에 그동안 육탐희는 남해가 양만호의 친아들이 아니라고 떠벌릴 수 있었지만, 그녀가 한 거짓말 꼬리는 최준혁에게 밟히고 말았다. 준혁이 태평양의 존재를 알아버렸고, 친구를 통해 DNA검사를 의뢰하고 결과를 손에 쥐었기 때문이다.


결국 해운대호텔의 주인은 실질적으로 최준혁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문제는 최준혁 또한 해운대호텔의 주인이 되길 원하고, 남해의 가짜부인이자 해운대호텔의 원래 주인인 고중식(임하룡)의 딸 고소라(조여정)의 사랑을 원한다. 이렇듯 해운대호텔을 둘러싼 인물들의 관계도를 보면 굉장히 복잡하고 막장스럽게 느껴지지만, 1회가 아닌 9회 정도부터 시청해도 줄거리와 관계도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쉽고 단순하며 막장보단 유쾌한 전개방식으로 풀어가는 것이 해운대연인들의 장점이다.


오히려 해운대호텔을 둘러싼 갈등구조보다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 남해(김강우)를 중심으로 한 러브라인이 꽤 복잡하게 얽혀있고, 과연 제작진이 어떻게 풀어낼 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11회 마지막 장면에서 윤세나(남규리)로부터 그녀의 남편 이태성(김강우)과 결혼식 때 찍었던 사진을 본 최준혁이 충격을 받은 대신 키를 쥐었으니, 12회에서 과연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일 지 무척 궁금한 대목이다.

현재 최준혁은 '남해=양태성=이태성'을 아는 유일한 인물이 되었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해조차 본인이 세나의 남편 이태성이란 사실을 전혀 모르는데다, 세나 또한 사랑했던 남편 태성이 사고로 죽었다고 생각한다. 준혁과 소라의 친분때문에, 남해와 세나는 그동안 몇 번이고 만날 수 있었지만 번번이 어긋났다. 이제 준혁이 세나와 남해의 만남을 주선하면 기억상실증, 러브라인의 교통정리 및 여러 가지로 개운해진다.

문제는 여주인공 고소라(조여정). 윤세나의 말대로면 이태성(남해)은 아내였던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고 일에만 매달렸던 건조한 서울지검 검사였다. 그런데 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이태성(남해)은 고소라를 끔찍이 사랑한다. 11회에서 물에 빠진 고소라를 건져 내고도, 그녀가 죽은 줄 알고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다. 결국 남해의 소라앓이가 통했는지 고소라는 깨어났고, 소라는 남해에 입술에 진한 키스를 해주었다. 밀당을 오가던 두 사람의 사랑을 무인도에서 제대로 확인시켜준 키스였다.

사실 해운대연인들에서 남해와 고소라의 키스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게다가 최근 부쩍 잦아진 모양새다. 어떤 면에선 드라마의 홍보를 위한 키스가 아니냐는 불편한 시선을 동반할 수도 있다. 사실 로맨틱코미디물에서 키스는 아껴 써서 나쁠 게 없다. 그러나 그들의 키스가 잦아진 데엔 이유가 있다. 바로 윤세나의 존재감이다. 남해에게는 소라이전에 아내 윤세나가 있다. 남해의 기억이 돌아오거나, 준혁이 남해와 세나의 만남을 주선하거나, 남해와 세나가 어떤 경로든 만나게 되는 순간, 소라는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11회에서 야밤에 고소라가 물에 빠지고 남해가 그녀를 구하러 물에 뛰어든 것은 극의 전개상 필연적이었다. 남해와 세나가 만나기 전에, 남해와 소라의 사랑을 완벽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었다. 때문에 소라가 남해에게 먼저 키스를 한 것은, 그동안 일방적인 남해의 사랑공세에도 늘 닫혀있던 소라가, 목숨걸고 자신을 구해주고 울고불고하며 자신을 진실되게 사랑해 준 남해에게 완전히 무장해제 되었음을 선포한다. 뿐만 아니라 남해-소라가 무인도에서 보낸 하룻밤은 일종의 신혼여행이라 볼 수 있다. 가짜부부에서 심적으로는 진짜 부부로 가는.


무인도에서의 하룻밤 이후, 남해와 소라사이에 더 이상 장벽은 없었다. 그래서 소라가 욕실에서 거품목욕중일 때, 와인과 장미꽃 등을 핑계로 남해가 욕실 문을 열고 응큼한 표정과 행동을 취했음에도 소라는 경계하지 않았고, 오히려 웃으면서 남해의 장난끼를 받아주었다. 예전에 소라라면 정색했을 일이나, 이제 소라는 남해의 응큼한 장난쯤은 즐길 줄 알았다. 오히려 이를 즐기는 소라가 더 응큼해 보일 정도로.

이렇듯 남해와 소라는 진짜 부부가 안 부러운, 일방적이 아닌 서로 사랑하는 연인사이로 발전했다. 때문에 남해의 아내 윤세나가 수면위로 떠오르기엔 적절한 타이밍이 된 셈이다. 이제 남해는 자신의 정체성에 앞서, 진짜 아내 세나와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 가짜 아내 소라를 두고 고민과 갈등을 할 수밖에 없다. 소라 역시 친분있는 세나, 그녀의 과거를 아는 이상 남해만을 고집하며 외면할 수 없다.

남해를 두고 언제고 떠날 사람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소라는 말이 씨가 되는 상황을 겪어야 한다. 고소라가 찾고자 했던 것이 해운대호텔인지, 남해인지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행동을 취할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제 남해와 고소라사이를 가로막는 장벽은 해운대호텔도, 기억상실증도, 사랑도 아니다. 바로 윤세나이다. 이렇듯 해운대연인들은 12회에 벌어질 극적인 상황들로 재미를 예고했지만, 11일 월드컵 최종예선 '한국VS우즈베키스탄'경기라는 드라마 외적인 장벽에 결방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한우리 객원기자, 대중문화를 말하고 싶을때(http://manimo.tistory.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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