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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연인들' 김강우-김혜은, 버릴게 없는 '최고 빵빵남녀'

임기태 기자

기사입력 2012-09-05 15:45 | 최종수정 2012-09-05 17:00



'뭐 이런 드라마가 다 있노?' KBS 월화드라마 '해운대 연인들' 9회,10회에 대한 한줄평. 쉴새없이 빵빵빵 터질 정도로 기대이상으로 웃겨서 놀랐고,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매력도 넘치지만 연기력이 뛰어나서 두 번 놀라고, 그럼에도 시청률이 생갭다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에 세 번 놀랐다. 시청률은 그렇다고 해도, 왜 '해운대 연인들'은 '골든타임'과 '신의'에 비해 화제성에서조차 밀려났을까.

'해운대 연인들'이란 제목부터 8,90년대를 떠올리게 만들 정도로 촌스럽다. 제목만 봐도 뻔하고 재미없을 거 같은 느낌. 장르가 로맨틱코미디라면 더욱 치명적이다. 만일 상큼하고 통통튀는 제목이었다면 시청자의 시선을 조금이나마 더 끌지 않았을까. 초반 홍보 전략도 실패다. 김강우-조여정 등의 노출마케팅으로 오히려 식상함과 거부감을 주었고, 티아라 소연의 출연에 대한 반감, 주연인 조여정의 사투리연기가 어설프다는 지적 등에 매몰돼, 정작 드라마의 내용을 홍보하는 데 실패했던 듯하다.

그럼에도 해운대연인들은 직접 방송을 보기 전과 보기 후가 다를 수밖에 없다. 기대이상, 상상이상으로 재밌기 때문이다. 특히 남자주인공 남해 김강우와 여자 조연 육탐희 김혜은은 해운대연인들이 낳은 최고의 수확으로 평할 만하다.

주인공 남해(김강우)는 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려 해운대로 흘러 들어와, 삼촌수산 조폭의 딸인 고소라(조여정)의 도움을 받고 그녀와 가짜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러나 남해는 기억상실증에 걸리기 전, 서울지검 강력부 열혈 검사 이태성이었고 윤세나(남규리)와 결혼까지 했던 유부남이었다. 남해와 이태성에, 해운대 호텔 사장 양만호의 잃어버린 아들 양태성으로 밝혀진 상황.

남해라는 캐릭터의 상황만 놓고 보면 왠지 드라마가 막장스러운 느낌이지만, 스토리를 풀어가는 건 막장과 거리가 멀뿐 아니라 신선하고 유쾌함의 연속이다. 특히 남해는 느끼한 대사와 눈과 목에 힘부터 주는 기존 로코물의 남자주인공들과 달리 콜레스테롤이 쫙 빠진 캐릭터다. 솔직하며 거침없고, 그가 툭툭 던지는 말과 행동엔 유머와 센스가 넘치도록 묻어나온다. 행동 하나하나가 멋지다 이상으로 귀엽고 사랑스럽다. 지금껏 로코물에서 본 최고의 남주캐릭터중 하나랄까. 한마디로 버릴 게 없는 캐릭터고 남자로 빵빵한 매력을 발산한다.

아무리 캐릭터가 좋아도 표현하는 배우에 따라 매력은 증감하기 마련인데, 남해를 소화해내는 김강우는 A+ 최상급이다. 김강우의 재발견이다. 코믹 연기를 이토록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남자배우가 대한민국에 얼마나 될까. 진지하고 심각한 역할을 주로 맡았던 김강우가 해운대연인들을 통해 180도 변신을 했고, 너무나 자연스러워 그저 놀랍기만 하다. 김강우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될 정도이고, 장르가 로맨틱코미디라면 더욱 반가울 것 같다.

해운대연인들엔 김강우만큼이나 눈에 확 띄는 배우가 있다. 같은 아내 다른 상황을 연기하는 조여정-남규리도 매우 인상적이나, 죽은 양만호 사장의 후처로 현재 해운대호텔의 사장 육탐희 역에 김혜은은 단연 돋보인다. 그녀가 입만 열면 빵빵빵 터진다. 남해-고소라 가짜부부에게는 해운대호텔을 놓고 각을 세워야 하는 악역포지션에 위치하지만 밉상과는 절대 거리가 멀다.

육탐희는 찔러도 피한방울 안 나올 것과 같은 악녀가 아니라, 오히려 싼티에 무식하고 허점이 많아 빛 좋은 개살구에 가깝다. 때문에 밉기는 커녕 귀엽고 웃기다. 육탐희가 드라마 해운대연인들 웃음의 절반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등장만 하면 웃음폭탄을 터트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산사투리는 그녀의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연기하는 김혜은은 흠잡을 데가 없다. 최고는 몰라도 올해 가장 강렬한 재미를 준 여자조연캐릭터.


10회가 방송된 해운대연인들은 해운대호텔을 둘러싸고 죽은 양사장의 아들 양태성의 친자확인, 육탐희의 어설픈 반격, 남해-고소라의 동거, 남해(이태성)의 진짜 아내 세나와 태성의 만남, 소라를 향한 호텔 부사장 최준혁(정석원)의 본격적인 사랑공세를 주축으로 남은 6회를 채워갈 듯하다. 비록 동시간대 방영되는 골든타임이나 신의에 비해, 현재 시청률, 화제성에서 가소 밀리긴 하나, 해운대연인들은 통통튀는 대사, 개성만점 캐릭터로 오랜만에 안방에서 배꼽잡고 웃게 만들어, 유쾌하고 재밌는 드라마로 충분히 인상적이다. 여기에 캐릭터나 연기력에서 한미디로 '버릴 게 없는 남녀' 김강우-김혜은의 재발견은 해운대연인들의 가치를 방증한다. <한우리 객원기자, 대중문화를 말하고 싶을때(http://manimo.tistory.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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