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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를 기다린다!
2012년 전반기를 가장 뜨겁게 달궜던 곳은 단연 엔씨소프트와 넥슨이었다.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는 지난 6월 넥슨에 대주주 자리를 넘겼다. 이로써 넥슨은 명실공히 국내 최대 게임사로의 입지를 탄탄히 굳혔다. 이로 인해 엔씨소프트가 2008년 '아이온' 이후 4년만에 선보인 야심작 MMORPG '블레이드&소울'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넥슨은 2분기 매출이 약 330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2% 성장했다. 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24% 성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적 발표 후 상장된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하루에만 300엔이 빠지는 큰 낙폭을 경험했다. 이로 인해 시가총액만 2조원 정도 빠졌다. 1년간 신작이 없었고, 성장이 둔화됐다는 것이 주 원인이었다.
하지만 세계적 인기게임인 'FIFA 온라인3'를 계약하고 곧 공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캐시카우인 '던전앤파이터'가 중국에서 최근 동시접속자 300만명을 찍으며 여전히 효자 노릇을 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꾸준한 매출이 예상된다.
하반기에도 이대로!
전반기의 실적이 하반기에도 그대로 이어지거나 오히려 증가할 곳은 단연 모바일 게임사들이다.
아직 온라인 게임사들에 비해 매출 규모는 절대적으로 작지만, 매출 증가세는 폭발적이다. 게임빌은 매출 152억원에 영업이익 6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로 모두 50%를 웃돌게 성장했다. 상반기 매출은 31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거의 2배로 성장했다. 중국 최대 게임 퍼블리셔인 텐센트와의 계약도 상당한 플러스 효과를 줄 것으로 보인다. 게임빌의 1월2일 종가는 6만8300원이었지만 지난 8월31일 종가는 10만100원으로 47% 이상 올랐다.
컴투스는 2분기 실적에서 역대 최대인 200억원 매출을 돌파했다. 1분기 영업익이 5억원이었는데, 2분기에 68억원으로 껑충 뛴 것만 봐도 전형적인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컴투스는 글로벌 가입자가 3000만명을 넘는 '컴투스 허브'를 통해 국내외 공략을 하는 동시에 하반기에만 20여종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컴투스의 1월2일 종가는 2만3850원이었지만, 8월31일에는 6만5200원을 찍었다. 주가가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하반기에 과연?
네오위즈게임즈는 창사 이래 상반기 최대 실적, 해외 매출 11% 증가, 코스닥 시장에서 상반기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화려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과 같다. '크로스파이어', 'FIFA 온라인2' 등 효자 IP는 모두 퍼블리싱을 하는 게임이다. '크로스파이어'의 개발사인 스마일게이트와 상표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데다 'FIFA 온라인3'가 넥슨으로 넘어가면서 향후 서비스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당장 올 하반기보다는 내년 이후를 걱정해야 하는 최대의 위기 상황이다. 때만 되면 매각설이 불거져 나오는 이유다.
'레전드 오브 소울', '야구의신' 등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워낙 경쟁이 치열한 장르의 후발주자라 성공을 낙관할 수 없다.
NHN한게임은 인력 구조조정뿐 아니라 수익성이 떨어지는 게임이 정리될 예정이라 뒤숭숭한 분위기다. 2분기 매출에서 온라인 게임의 경우 전년 동기에 비해 9.2% 감소한 1400억원에 그쳤다.
NHN 전체 매출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율도 29%에서 24%로 떨어진 상태. '던전 스트라이커'는 하반기 출시가 확정적이지만 상당한 기대를 모으는 '위닝일레븐 온라인'은 올해 나올 가능성이 적어, 매출에는 기여를 못할 것으로 보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