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현장출동] K-POP 새 역사를 김준수가 쓸 수 밖에 없던 이유

이재훈 기자

기사입력 2012-09-01 12:01 | 최종수정 2012-09-01 12:02


김준수가 새로운 K-POP의 역사를 썼다. 김준수는 30일 뉴욕 헤러스타인 볼룸에서 공연을 열고 2000여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뉴욕에서 K-POP의 새로운 역사가 쓰였다.

JYJ의 멤버인 김준수가 30일(이하 현지시각) 뉴욕의 헤러스타인 볼룸에서 월드 투어의 시작을 알렸다. 그동안 아이돌그룹, 걸그룹, 패밀리콘서트가 월드투어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솔로 가수가 당당히 월드투어에 도전장을 던진 것은 김준수가 처음이다.

그런 만큼 뉴욕 공연은 김준수 개인으로서뿐만 아니라 한정된 장르와 가수로 인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던 K-POP에게도 의미 있는 첫걸음이었다.

이틀 만에 10만 관객도 모았던 김준수가 2000 관객 무대에 선 이유는?

김준수는 두말할 필요없이 K-POP을 대표하는 가수다. 김준수가 속한 JYJ는 지난 2010년 6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콘서트에 이틀간 무려 10만여 관객을 모아 일본 언론은 물론 국내 가요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런 김준수가 월드 투어를 시작하는 장소로 선택한 뉴욕 헤러스타인 볼룸은 3000석 규모의 공연장이다. 김준수의 명성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관객 규모가 낯설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월드스타 김준수'로 도약하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의 일부분일 뿐이었다.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의 백창주 대표는 "현지 프로모터로부터 개런티만 받고 하는 공연이 아니라 회사가 직접 공연에 투자해 월드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 만큼 규모만 고집하며 단발성으로 끝낼 게 아니라 뉴욕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자주 공연을 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김준수의 티켓을 구매해 뉴욕 공연장을 찾은 2000여 관객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20대 여성이 주축인 이들 중에는 아시아인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 팬 그리고 캐나다, 스페인 등에서 온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팬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김준수.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K-POP의 새 역사를 쓴 주인공이 김준수였던 이유는?

뉴욕 공연의 시작은 지난 5월 발표한 첫 솔로 앨범의 타이틀곡인 '타란탈레그라(TARANTALLEGRA)'의 뮤직비디오 영상이었다. 순간 관객들이 일제히 '타란탈레그라'의 안무를 따라 하며 분위기를 달구기 시작했다. 이어 김준수가 '브레스(Breath)', '노 게인(No gain)'을 화려한 율동과 함께 선보이며 뉴욕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동안 많은 남자 솔로 가수가 해외 콘서트를 열었지만 김준수가 월드 투어의 첫번째 주자가 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바로 다른 가수에게는 찾기 힘든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뮤지컬 배우로 활약하며 익힌, 노래를 부르며 발산하는 연기력이 그것이다.

보컬리스트로 '유 아 소우 뷰티풀(You are so beautiful)', '알면서도', '돌고 돌아도' 같은 발라드 넘버를 부르며 가창력을 선보인 김준수는 '타란탈레그라' '피버(Fever)' 등의 댄스곡으로 화려한 춤 솜씨도 과시했다. 이어 자신이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뮤지컬 '엘리자벳'의 수록곡 '마지막 춤'과 뮤지컬 '모차르트'의 수록곡 '나는 나는 음악'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를 잇달아 부르며 연기력까지 선보인 것.

그런 만큼 김준수의 무대는 노래와 춤 그리고 연기력까지 삼박자가 어우러지며 120분의 공연이 눈 깜짝 할 사이에 지나간 것 같은 긴장감을 선사했다.

특히 월드 투어를 앞두고는 전 세계 팬들을 위해 영어 싱글도 선보였다. 정규앨범 '타란탈레그라' 영어 버전과 어반 팝 스타일의 감미로운 R&B곡 '언커미티드'가 수록된 이번 싱글은 LA에서 최고의 스태프와 함께 녹음부터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진행됐다. 이날 공연에선 '언커미티드'의 무대를 선보이며 영어권 팬들의 만족지수를 끌어올렸다.

공연장을 찾은 에이미(35)씨는 "김준수는 다른 가수가 가지고 있지 않은 노래 부를 때 감정을 전달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서 좋다"고 극찬했고, 마리지(21) 양은 "무대 바로 앞에서 그의 표정을 봤다. 무대를 정말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준수.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뉴욕 공연서 세 번이나 보인 김준수의 눈물. 그 의미는?

월드 투어의 출발을 상큼하게 시작한 김준수는 9월 2일에는 LA에서 공연을 갖고 9월 6일 멕시코, 9월 8일 브라질, 11월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2개국 공연으로 투어를 이어간다.

나름 성공적인 솔로 가수 데뷔라고 평가받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김준수에게는 이 모든 게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JYJ가 방송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김준수에게는 JYJ의 나머지 멤버인 박유천, 김재중처럼 드라마 출연만이 TV에 모습을 보이는 유일한 돌파구였다. 하지만 연기보다는 노래와 춤에 더 자신이 있던 만큼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가운데 김준수는 솔로 앨범이라는 제3의 길을 택했고, 지난 5월 시아(XIA)라는 이름으로 첫 정규 앨범 '타란탈레그라'를 발표했다.

뉴욕 공연에서 김준수는 무대에서 세 번이나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만큼 솔로 변신을 위해 고심해야 했던 시간이 힘들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 준 것.

힘든 주변 여건에도 김준수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예전처럼 방송을 통해서만 노래를 알리던 시대가 지나갔기 때문이다. 김준수는 "온라인의 발달로 전 세계가 쉽게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예전만큼 절망적인 상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뮤직비디오에 사활을 걸자고 생각했다. 아마 다른 가수들보다 3배의 비용이 들어간 거 같다"고 밝혔다.

내실 있게 출발한 김준수의 월드투어는 시간이 지나고 신곡이 쌓일수록 더욱 파괴력이 커져 '월드스타 김준수'로 불리는 시기를 더욱 앞당길 전망이다. 뉴욕=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