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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관련 질문만!"
실제로 기자간담회에선 영화와 관련된 질문만 이어졌다. 이병헌은 열애설에 대한 언급 없이 침착하게 답변을 이어나갔다.
오는 6월 개봉하는 '지아이조2'에서 스톰쉐도우 역을 맡은 그는 "1편에서는 그야말로 칼싸움을 하고 발차기만 하는 액션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렸다. 하지만 2편은 캐릭터 하나하나의 히스토리와 갈등을 훨씬 많이 설명해줄 수 있는 드라마가 있는 영화다. 그래서 발차기나 칼싸움 만큼이나 대사나 연기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부분들이 상당히 좋았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할리우드의 영화 촬영 시스템에 대해 "한국은 배우의 컨디션이나 몸상태에 따라서 촬영이 지연될 수도 있고, 누군가 심하게 아프면 촬영을 다른 날로 바꾸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정감어린 인간미가 있는 촬영 방식"이라며 "할리우드에선 하루하루 들어가는 제작비가 이루 말을 할 수 없는 금액이기 때문에 누군가 아프거나 심지어 어느 한곳이 부러져도 촬영장에 오긴 와야 한다. 합리적인 시스템이긴 하지만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하루하루가 긴장되는 생활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1편에 비해 2편에서 스태프들의 대우가 달라졌는데 아마 한국에 프로모션을 왔을 때 아시아에서 좋은 마케팅 활용도가 있는 배우라고 판단한 것 같다. 대우가 좋아져서 어깨가 으쓱하고 기분 좋은 건 사실이지만, 반대로 내가 조금만 잘못하면 하루아침에 변할 것 같아 무섭다"고 덧붙였다.
또 "영어 연기가 사실 힘들다. 영어로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것과 영어로 연기를 하는 건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며 "촬영 현장에서 대사를 했는데 누군가 발음에 대해 충고를 해주면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진다. 정말 신인 때로 다시 돌아간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조선의 왕'의 촬영을 진행 중인 이병헌은 배우 안성기와 함께 오는 6월 할리우드 차이니스 극장 앞 명예의 광장에서 열리는 핸드 프린팅 행사에 아시아 배우 최초로 참여하게 됐다. 이곳의 핸드프린팅 행사엔 그동안 찰리 채플린, 마릴린 먼로, 엘리자베스 테일러, 클린트 이스트우드, 브래드 피트, 스티븐 스필버그 등 할리우드의 유명배우 및 감독들이 참여했다. 아시아인으로는 홍콩 출신의 영화감독 오우삼이 유일하다.
이에 대해 이병헌은 "믿기지 않는 일이라서 거짓말을 하는줄 알았다. 지금도 반신반의하는 느낌이 있다"며 "꿈조차 못 꾸는 일이었는데 너무나 영광스러운 일이고 정말 행복한 일이다"라고 밝혔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