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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못추는 시트콤들, 한국은 시트콤 불모지인가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2-03-08 11:07 | 최종수정 2012-03-08 15:39


SBS 주간시트콤 '도롱뇽도사와 그림자조작단'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대한민국 시트콤이 다시 암흑기를 맞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야심차게 시작했던 지상파 3사의 시트콤들이 맥을 못추면서 '한국은 시트콤의 불모지인가'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달 27일 처음 선보인 KBS2 일일시트콤 '선녀가 필요해'는 첫방송에서 8%(이하 AGB닐슨)로 무난한 출발을 보였지만 꾸준히 시청률이 하락하고 있다. 지난 1일 8.7%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선녀가 필요해'는 지난 7일 방송에서 6%까지 시청률이 떨어져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MBC 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3)의 대항마를 자처했던 '선녀가 필요해'는 MBC가 파업으로 스페셜 대체를 하는 등 빈틈을 보였지만 반등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SBS 주간시트콤 '도롱뇽 도사와 그림자조작단'(이하 도롱뇽도사)은 호평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일 5.1%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이킥3'도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이 많다. 꾸준히 10%가 넘는 시청률로, 다른 시트콤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하이킥'시리즈라는 명성으로 볼 때는 아직 모자르다.


KBS2 일일시트콤 '선녀가 필요해'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하이킥3'에 이어 올해부터 지상파들이 앞다퉈 시트콤을 내놓으면서 '다시 '시트콤 전성시대'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상황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전반적인 시청률 하락을 겪은 방송사들이 '시트콤'이라는 상품을 다시 들고 나섰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예전 시트콤들보다 완성도 높은 대본을 들고 나섰음에도 이런 상황이 된 것에 대해 방송사들도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이같은 난국에 대해 방송가에서는 편성과 구성 등 총체적인 문제라고 평하고 있다. 우선 '도롱뇽도사'에 대해서는 편성 시간대 '탓'으로 돌리는 목소리가 높다. 금요일 심야가 시청률이 만족스럽게 나올 수 없는 시간대라는 것. 게다가 Mnet '보이스 코리아' 등 막강한 경쟁 프로그램들이 등장하면서 '도롱뇽도사'를 코너로 몰았다.

'선녀가 필요해' 역시 차인표 심혜진 황우슬혜 이두일 등 막강한 진용을 갖췄지만 대본 자체의 완성도에 물음표를 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식신'이나 '까칠'은 그동안 시트콤에서 많이 차용됐던 캐릭터로 신선함이 덜하다는 것이다. 캐릭터의 식상함은 곧 스토리의 식상함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방송가의 속설이다. '하이킥3'는 박하선 정도만이 고군분투하며 예전만큼의 화제를 모으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같은 시트콤들의 부진이 국내 시트콤 장르 자체를 붕괴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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