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시트콤이 다시 암흑기를 맞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야심차게 시작했던 지상파 3사의 시트콤들이 맥을 못추면서 '한국은 시트콤의 불모지인가'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달 27일 처음 선보인 KBS2 일일시트콤 '선녀가 필요해'는 첫방송에서 8%(이하 AGB닐슨)로 무난한 출발을 보였지만 꾸준히 시청률이 하락하고 있다. 지난 1일 8.7%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선녀가 필요해'는 지난 7일 방송에서 6%까지 시청률이 떨어져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MBC 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3)의 대항마를 자처했던 '선녀가 필요해'는 MBC가 파업으로 스페셜 대체를 하는 등 빈틈을 보였지만 반등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
이같은 난국에 대해 방송가에서는 편성과 구성 등 총체적인 문제라고 평하고 있다. 우선 '도롱뇽도사'에 대해서는 편성 시간대 '탓'으로 돌리는 목소리가 높다. 금요일 심야가 시청률이 만족스럽게 나올 수 없는 시간대라는 것. 게다가 Mnet '보이스 코리아' 등 막강한 경쟁 프로그램들이 등장하면서 '도롱뇽도사'를 코너로 몰았다.
'선녀가 필요해' 역시 차인표 심혜진 황우슬혜 이두일 등 막강한 진용을 갖췄지만 대본 자체의 완성도에 물음표를 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식신'이나 '까칠'은 그동안 시트콤에서 많이 차용됐던 캐릭터로 신선함이 덜하다는 것이다. 캐릭터의 식상함은 곧 스토리의 식상함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방송가의 속설이다. '하이킥3'는 박하선 정도만이 고군분투하며 예전만큼의 화제를 모으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같은 시트콤들의 부진이 국내 시트콤 장르 자체를 붕괴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