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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째 결방 '무도' 시청률 추락…'무도' 없이 MBC 예능도 없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2-03-04 12:10



MBC 토요 예능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간판 프로그램이었던 '우리 결혼했어요'와 '무한도전'의 추락세가 심상치 않다.

3일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는 오랜만에 정상 방송됐다. 1월 30일 MBC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후 3주간 결방됐고, 지난 달 25일에는 한국의 스타와 중국의 스타가 커플을 이룬 중국판 '우결'을 편성해 '땜질'을 했다. 4주간 방송 파행을 겪다 부랴부랴 대체인력을 투입해 3일 방송을 정상적으로 내보냈지만, 시청률은 7.9%(AGB닐슨, 전국기준)에 불과했다. 파업 직전인 1월 28일 방송이 기록한 시청률은 10.3%로, 정상적인 시청률을 회복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중국판 '우결'이 시청률 6.9%로 '굴욕'을 경험한 것보다는 그나마 상황이 나아졌다는 것뿐이다.

'우결'의 방송 재개로 이제 MBC에서 결방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예능과 드라마를 통틀어 '무한도전' 하나만 남았다. 3일 방송에서도 '무한도전'은 스페셜이 대체 편성됐다. 무려 5주째 결방이다. 3·1절 분위기에 맞춰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경고했던 '스피드 특집'이 재방송 됐다. 그러나 시청률은 8.6%로, 하락세를 멈추기엔 역부족이었다. 파업 직전 19.5%(1월 28일)로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던 '무한도전'은 파업 첫 주인 2월 4일 10.2%로 시청률이 뚝 떨어졌고, 2월 18일엔 9.5%로 3년만에 한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나마 '무한도전'이었기에 재방송임에도 이 정도 시청률을 유지하는 게 가능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흐름이 끊기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우결'의 경우가 그렇고, 생방송 경연을 시작했지만 1주 결방의 여파로 고전 중인 '위대한 탄생2'가 그렇다. '무한도전'도 하하와 홍철의 대결 후반부와 최종 결과를 남겨두고 맥이 끊겼다. 시청자들의 관심도 점점 식어가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노조의 총파업에 사측이 대체 인력을 투입하고 노조원들을 해고하는 등 초강수를 두고 있어 이번 총파업이 언제 끝날지, '무한도전'의 결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무한도전'의 결방과 시청률 추락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이미가 있다. 시청자들에게 '무한도전'은 곧 'MBC 예능'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MBC는 '위대한 탄생2'와 '우결'에 이어 '우리들의 일밤'에도 대체 인력을 투입해 방송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이지만, '무한도전'에는 쉽게 대체 인력을 투입할 수가 없다. 지난 2008년 말,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준비했던 '유앤미(You&Me) 콘서트'가 엉망으로 방송된 뼈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 '유앤미 콘서트'는 촬영을 모두 마쳤지만 방송사 연대 파업에 MBC가 동참하면서, 외부 인력이 편집을 해서 방송을 내보냈다. 1년을 준비한 멤버들과 제작진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급조된' 방송은 편집과 구성이 수준 이하였고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그리고 그 항의는 대부분 제작진이 아닌 방송사를 향했다. 결국 파업이 모두 끝난 후 원래 제작진은 방송을 다시 편집해 내보내야 했다. '무한도전'이 MBC 예능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은 이렇게 크다.

MBC가 편성표에 '땜질'을 하면서 겉으로는 정상화된 듯 보이지만, '무한도전'이 결방되는 한 MBC 예능의 추락을 막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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