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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문신 신숙주의 후손들이 KBS를 상대로 거액이 소송을 냈다.
14일 서울남부지법에 따르면 고령 신씨 후손 108명은 최근 KBS 드라마 '공주의 남자'에서 자신들의 조상인 신숙주의 모습이 부정적으로 왜곡돼 그려졌다며 방송사와 작가를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신숙주의 후손들은 고소장에서 "드라마의 허위 내용은 후손들이 감수해야 할 범위를 넘은 것"이라며 "원고의 명예, 명예감정, 프라이버시권 및 망인들에 대한 경애, 추모의 정 등 인격적 법익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주의 남자'의 연출은 맡은 김정민 PD는 "창작과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가상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또한 드라마 시작 전 '실제 역사와 이야기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자막 등으로 충분히 고지했기 때문에 명예훼손 소송은 타당하지 않다는 게 KBS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김 PD는 이어 "건전한 상식이 통하는 시청자라면 사실과 허구 사이에서 긴장감을 유지하며 시청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된다"며 "계유정난에 참여했다는 것으로 어떤 가치판단을 내리기는 어렵지 않느냐. 명예훼손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공주의 남자'는 수양대군(김영철)이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빼앗기 위해 좌의정 김종서 등을 살해한 사건인 계유정난(癸酉靖難)을 배경으로, 김종서의 막내아들 김승유와 수양대군의 장녀 세령(문채원)이 펼치는 금기의 사랑을 그렸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