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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틱칵테일] 딱 오늘만 자고 싶은 남자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1-10-23 16:04


"지현아, 언니가 요새 자고 싶은 남자가 생겼다"라고 만나자마자 고백하는 인기녀 S언니.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남자 면전에 대놓고 "나 오늘 너랑 자고 싶다"라고 말할 정도로 솔직한 매력이 돋보이는 여자다. 그러나 그녀가 진짜 인기가 많은 이유는 단순히 섹스에 대해 솔직하다거나 욕망을 확실히 표현하는 것뿐만이 아니다. 그녀는 정말 그 남자와 오늘'만' 자고 싶을 뿐인, 그러니까 그와 그 이상의 어떤 관계의 진전도 원하지 않는 일종의 '나쁜 여자'인 게 최고의 매력이다.

S언니가 최근 자고 싶어하는 그 남자는 직장 동료로 종종 함께 삼청동에 산책 나간다거나 맛있는 걸 먹으러 간다거나 데이트 비슷한 걸 몇 번 했던 사이다. "그럼 도대체 뭐가 문제야! 같이 자면 되잖아."

나의 말에 S언니의 대답이 그럴싸하다. "그 남자는 감정적으로 진지한 것 같단 말이야. 한 번 자고 복잡하게 얽히게 뻔해. 그런 건 너무 귀찮아. 난 그냥 자고 싶을 뿐이라고."

역시 너무나 쿨한 S언니. 그녀가 그런 식으로 육체적인 갈망이나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서 선택하는 남자들은 항상 비슷한 부류다. 첫 번째는 한 번 만나고 다시는 마주칠 일 없거나 그렇게 '버려도' 아쉬울 게 없는 남자. 가끔 만나서 술 한잔 하면서 인생 이야기 나누기 좋은 진짜 친구나 일 등으로 부탁할 게 많은 남자, 마음을 너무 많이 열어놓은 남자들은 절대 자서는 안 된다. 두 번째는 정말 입이 무거운 남자. 실제로 이 언니가 잔 남자 중에는 내가 아는 남자들도 몇 있다. 그들 입에서 그녀가 언급되는 걸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 세 번째는 그녀는 아무런 감정이 없지만 상대방은 그녀에 대해서 동경하고 우러러보는 남자. 그런 남자들은 쉬울 뿐만 아니라 '우리 지난밤 일은 없던 일로 하자'고 해도 '당신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듣겠어요, 당신과 함께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하기 때문에 뒤끝 깔끔하다는 것이다.

누가 여자들이 한 번 자고 나면 질척거리고 부담스럽게 한다고 했던가. S언니의 기준은 너무나 명확하고 또 그만큼 섹시해서 오히려 질척거리는 건 남자들이다. 얼마 전 그녀와 같은 모임에 있는 유부남 선배가 술에 취해 나에게 하소연을 했을 정도다. "나 정말 걔랑 자고 싶다, 예전에 걔가 먼저 '같이 잘까?' 물은 적이 있었는데, 내가 그때는 가정을 생각해서 참았었거든. 근데 요새는 걔 생각 나서 와이프랑도 못 하겠어. 걔 상상하면서 한 적도 있다니까. 그때 내가 선 넘지 말자고 거절했었는데, 이제 와서 내가 하자고 하면 안 받아주겠지? 도대체 내가 그때 왜 싫다고 했었을까?"

그러니까 "자고 난 뒤에 남자친구가 변했어요" 울면서 하소연하는 우리 여자들은 S언니를 좀 본받을 필요가 있다. S언니처럼 몸과 마음으로 쿨한 여자가 될 수 없다면, 몸으로 '쿨한' 척하기. 우리는 섹스에 있어서 좀더 '나쁜 여자'가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여자와 사귀는 것도 아닌 애매한 관계를 맺고 있는 몇몇의 당신! 그녀가 당신과 자는 건 당신이 위의 조건들을 충족하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잊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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