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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토리] 걸그룹 '꼬인' 족보, 어찌하오리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1-10-19 15:37


구하라. 사진캡처=SBS

"키 크고 나이 많고 기 센 후배한테 90도로 인사했는데 무시당해…"

카라 구하라가 18일 SBS '강심장'에 출연해 내뱉은 한 마디가 온라인을 후끈 달구고 있다. 하지만 '구하라 사건'은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걸그룹의 평균 연령은 갈수록 어려지고 있는데, 100팀도 넘는 걸그룹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나이 많은 후배를 상전으로 모시고 살아야 하는 '후배살이'의 주인공들이 수두룩하다. '족보 꼬인' 걸그룹들의 고충을 들어봤다.

걸그룹 족보, 따져보니…

걸그룹 족보, 복잡하다. 카라 강지영(18세)이나 에프엑스 설리(18세)처럼 나이가 어려도 데뷔 3년차 이상인 선배들이 있고, 애프터스쿨 가희(32세)처럼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으나 데뷔 연도(2009년)가 늦은 후배들이 있다.

이런 경우엔 데뷔연도에 따라 선후배 관계를 정립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애매한 경우가 있다. 애프터스쿨 정아나 포미닛 현아처럼 일찍 데뷔를 했다 다른 팀으로 다시 데뷔한 케이스나 쥬얼리, LPG처럼 팀 존속 기간은 길어도 새 멤버들로 재구성된 케이스는 관계를 정리하기 난감하다.

이때는 멤버들의 자율의지에 맡기는데 대부분은 친한 사람들과는 친구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다.

꼬인 족보 때문에 이런 일도…

서열을 정하기 애매하거나, 나이 문제가 얽히게 되면 '권력다툼' 구도가 형성된다. 나이가 어리더라도 선배 대접을 받고 싶어하거나, 나이가 많은 것을 내세울 경우에 신경전이 벌어지는 것.

실제로 걸그룹 A는 같은 대기실을 쓰게 된 걸그룹 B보다 후배이지만 나이는 더 많다. B그룹이 대기실 절반 이상을 사용하며 '텃세'를 부리자 "대기실은 혼자 쓰냐"며 대놓고 성질을 내기도 했다.

시집살이를 호되게 겪은 며느리는 더 독한 시어머니가 된다. 걸그룹 C는 데뷔 초 나이 어린 다른 그룹 멤버에게 "인사 똑바로 안할래"라며 수시로 호출을 받았다. 당시 C는 "90도보다 어떻게 더 깍듯하게 인사를 하느냐"고 고충을 토로했지만, 이젠 나이 많은 후배 걸그룹을 골라 잔소리하는 대표적인 선배가 됐다.

나이가 많은데다 인기도까지 더 높아진 후배 그룹은 더 문제다. 걸그룹 D는 데뷔와 동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끈 케이스다. 힘든 시기를 겪지 않아서인지 데뷔 10년차 이상의 선배조차 무시하는 배짱과 시도때도 없이 후배들을 지적하는 '매의 눈'까지 겸비했다. '가요계 군기반장' 앞에서도 그 위세가 얼마나 위풍당당했는지, 대기실에서 육두문자가 터져나왔다는 후문.

억울한 후배들의 대처 방법은?

대부분은 나이와 상관없이 데뷔년도에 따라 철저하게 서열을 정리한다. 그것이 연예계의 룰이기 때문. 포미닛과 지나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노현태 이사는 "나이가 많더라도 후배는 후배다. 이는 연예계의 룰이기 때문에 연습생때부터 교육을 시킨다"고 설명했다.

좀 더 친해지면 나이에 따라 관계가 정립된다. 브라운아이드걸스 소속사 내가네트워크 강종완 이사는 "처음엔 선후배 사이로 지내지만 4~5년차 정도 돼서 자주 마주치거나 사석에서 친해지게 되면 나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언니 동생, 혹은 친구 사이가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나이 어린 애들에게 절대 고개를 숙일 수 없다"는 지조를 가진 '미꾸라지'들도 있다.

이들이 '선배를 피하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첫번째는 '은둔형'. 화장실조차 가지 않고 대기실에 틀어박혀 있는 케이스다. 두번째는 '그림자형'. 매니저나 멤버들이 이동할 때 무리에 섞여 인사를 하지 않아도 티가 나지 않도록 위장하는 경우다. 마지막으로 '탈출형'도 있다. 같은 공간에 갇히게 될 때면 아무도 모르게 차 안이나 화장실 등으로 자취를 감춰버린다.이정혁 기자 ·백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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