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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남자' 홍수현 "불안하고 흔들린 적도 있었죠"

김명은 기자

기사입력 2011-10-16 13:46


사진제공=키이스트

사진제공=키이스트

경혜공주는 호시탐탐 왕위를 노리는 숙부 수양대군의 계략으로 원치 않는 혼사를 치르며 병환이 심해진 아버지 문종을 슬픈 얼굴로 쳐다봤다.

홍수현의 10년 연기 내공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그 어떤 대사로도 표현할 수 없는 회한의 감정을 그녀는 눈빛 하나로 그려냈던 것이다.

홍수현은 최근 종영한 KBS2 '공주의 남자'에서 '도도한 카리스마'를 뽐내던 일국의 공주에서 관비로 전락하는 '비운의 왕녀' 경혜공주 역을 맡아 데뷔 후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다른 때보다 힘줘 연기를 한 것도 아니고 항상 하던 대로 열심히 했을 뿐이에요. 다만 경혜가 처음엔 진귀한 장식품과 화려한 비단으로 치장하는 여인의 모습을 보였지만 역사적 사건에 휘말리면서 점차 비련의 여인으로 삶 자체가 바뀌어갔잖아요. 드라마틱한 삶의 여정을 통해 많은 것을 그려낼 수 있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관심을 받은 게 아닐까 생각해요."

지나친 겸사로 들린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실존인물 경혜공주를 연기하기 위해 홍수현은 작가가 추천해준 조선공주실록을 읽으며 캐릭터 연구에 몰두하는 등 늘 프로다운 모습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극중 경혜는 사촌지간인 세령(문채원)과 장난삼아 서로의 신분을 바꿔 행동하다 세자와 왕실을 지켜줄 승유(박시후)와의 사랑을 놓쳤다.

현실에서의 홍수현이라면 어땠을까. "저는 연애관계가 복잡한 걸 싫어해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여자를 바라보고 있다면 다가가지 않을 거에요. 상대가 사촌이라면 더 못할 일이죠. 다만 제가 경혜였다면 그녀처럼 했을 거에요.경혜는 단순히 사랑 때문이 아닌 단종과 왕위를 지키기 위해 승유와 결혼을 하려고 했던 거니까요."

홍수현은 안방극장을 눈물로 적시며 두고두고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는 경혜의 혼례신을 두고 다소 엉뚱한(?) 상상을 했었다고.


"원치 않는 정종(이민우)과의 혼례 장면이 사극이기 때문에 코믹하게는 아니어도 다소 가볍게 그려질 줄 았았어요. '어머, 이 남자 뭐야' 하는 분위기로 갈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홀로 남은 아버지마저 잘못되면 안 된다는 경혜의 마음으로 연기를 했더니 슬프게 그려졌어요. 수양대군에 대한 분노에 치를 떠는 장면에서는 너무 감정몰입을 하는 바람에 재촬영까지도 했어요."


사진제공=키이스트
그녀는 화제가 된 출산장면에 대해서도 "대본에 실제로 묘사될 줄 전혀 예상 못하고 있다가 촬영에 들어갔다"면서 "결혼도 안 했고 아이를 낳아본 경험이 없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 주위분들에게 물어봤지만 상상만으로 하기 힘든 연기였다"며 웃었다.

홍수현은 차갑고 도도한 이미지와 달리 실제 성격은 털털한 편이다. 그 덕분에 제작진은 그녀와 미팅 후 캐스팅에 대한 견해를 바꾸기도 한다고. 그녀는 배우가 다양한 변신을 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에게 잘 맞는 캐릭터를 찾아 그것에 집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20살 어린 나이에 데뷔해 10년 넘게 연기자로 활동해 온 그녀는 "스타가 되는 것에 연연했다면 지금까지 연기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계속 똑같은 심정은 아니었다. 불안한 적도, 흔들린 적도 있었다"며 "'공주의 남자'로 자신감을 얻었다. 또 다른 작품에서도 감동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연기력에 대해 "또래 배우들에 비해 크게 논란이 됐던 적은 없었지만 부족한 게 뭔가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왔다"며 "감동을 줄 수 있는 연기를 언제든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공주의 남자'로 인한 인기로 최근 인터넷상에서는 그녀의 불륨있는 반전 몸매가 연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김현중의 뮤직비디오를 통해서는 메간폭스의 '거친 섹시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그녀는 여배우로서 노출 연기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겠다"며 신중함을 보였다. 파격적인 노출을 감행하는 데 대해 아직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일을 할 때는 일에만 집중하는 스타일이어서 연애를 못하고 있다는 그녀는 "끼가 많은 사람은 싫고, 성품이 좋은 사람을 선호한다. 외적인 느낌도 본다"면서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이면 더 좋을 것 같아"고 말했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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