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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 열풍이 한풀 꺾였다.
매주 반복되기만 하는 스토리가 문제다.
'나가수'는 일곱 명의 가수가 극도의 긴장 속에 경연을 치르고 순위가 발표된다는 일정한 형식 안에서 진행된다. 매주 똑같다. 드라마로 치면 매주 똑같은 스토리라인에 배우만 바꿔서 등장하는 격이다. 틀에 박힌 듯한 형식이 매주 반복된다는 것은 예능 프로그램으로선 치명적인 약점이다.
'나가수'에서 유일한 활력소는 새로운 가수의 투입이다. 하지만 '나가수'에 출연할 수 있는 가수들이 한정된데다가 섭외도 쉽지 않다. 방송 초기 쟁쟁한 가수들이 한꺼번에 출연한 탓에 새가수에 대한 기대감이 시간이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있다.
위기 의식을 느낀 제작진은 가수들의 셀프 카메라, 중간평가에서의 합동 무대 등으로 몇 차례 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나가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스토리 메이킹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 27일 방송분에선 자문위원단의 회의 장면 분량을 늘리면서 오히려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색깔을 잃어버렸다. 주말 TV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형식의 가요프로그램에 가까웠다.
가요팬들에겐 몰라도, 예능팬들에겐 '나가수'가 KBS2 '1박2일'을 포기할 정도로 매력적이진 않다는 지적이다.
경쟁 프로그램인 '1박2일' 역시 매주 여행을 떠나 그곳에서의 에피소드를 담는다는 기본 컨셉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가수의 노래가 중심이 되는 '나가수'에 비해 변화를 줄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멤버들의 화려한 입담, 새로운 게스트, 특집 방송 제작 등으로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한편 오는 9월 4일 방송되는 '나가수'에선 2차 경연을 앞둔 가수들의 중간평가 과정이 그려진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