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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원의 개그야그] 개그맨 김준호가 잘 나가는 이유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1-08-30 11:57


요즘 '개콘'에서 잘 나가는 후배 중에 김준호가 있다.

'개콘'에서는 중년을 넘어 원로 대접을 받지만 경로우대 적용을 받지 않고 자력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필자와도 '개그스타'라는 신인 등용문 프로그램을 같이 진행하고 있지만 항상 느끼는 것이 이 친구는 부지런하고 성실하고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물론 망가져서 이미지가 실추될 정도의 수려한 외모를 겸비하지도 못 했지만 어찌되었든 어떤 역할이든 마다하지 않고 뛰어나게 해내고 있다.

물론 생각해 보면 이전에 신문 사회면에 실린 것이 어찌 보면 최고의 망가짐이었으니 그 이상이 없다하여 막무가내로 연기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을 지도… ㅎㅎ.

한마디로 '씁쓸한 인생'이라는 코너를 진행하다가 진짜 씁쓸한 인생을 맛보고 진정한 씁쓸한 맛이 무언지 알게 됐다고나 할까. 깊은 맛을 알고 맛을 표현해 낼 수 있는 뛰어난 후배 연기자 중의 하나이다.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 '미련은 먼저오고 슬기는 나중에 온다', '개과천선'….

이들 고사성어가 김준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표현인 것 같다. 참. 내가 이놈한테 뭐 얻어먹은 것처럼 너무 좋은 멘트만 했나?

그래도 넌 개그맨 중에서 에이스야!


참! 에이스는 김준호한테 금지 단어인데…. 쩝…. 미안.

김준호.

언뜻 보면 멀쩡하게 생겼는데, 자세히 보면 멀쩡만 남고 개그맨으로서 개성이 전혀 없다. 하지만 오디오가 정확해서 전달력이 뛰어나고 개그 오버 연기가 눈에 거슬리지 않고 자연스럽다. 흔히들 코미디에서 오버 연기를 잘 못 하면 바로 보는 이들의 얼굴이 찡그려지며 입맛을 다신다. 쩝.

어느 때보면 얼굴을 학대하고 칠하고 덮어쓰고 위험한 수위를 넘나들지만 물의 범람 없이 잘 지켜내는 것은 바로 탄탄한 기본기 덕분이다. 그게 받쳐줘 내용에 무리가 없으니 용서가 되는 것이다.

우리 후배 개그맨들이 김준호를 롤 모델로 삼고 밸런스를 맞추어야 한다. 아직도 몇 몇 코너들의 후배들은 발성이 부족해 전달이 안 되곤 하는데, 이것이 바로 기본기 를 배우는 훈련소의 유격이나 각개전투 훈련 없이 바로 전투에 차출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래도 공개방송이다보니 박수소리 나오고 웃음이 터지니 정작 당사자는 전혀 고칠 생각도 하지 않고, 또한 그것이 정답인 줄 알고 그대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후배들의 롱런을 위해서는 반드시 집어주고 고쳐주어야 그네들이 더 오래 할 수 있고 개그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시대 개그맨들이 그런대로 20년 이상 밥을 먹고 있는 것이 바로 선배들과 같이 하며 욕을 먹고 혼도 나고 고쳐지고 다듬고 해서 오늘까지 온 것이 아닌 가 사료된다. 자기들끼리 쉽게 익힌 것은 역시나 쉽게 잊어지게 마련이다.

그 와중에 김준호라는 인물은 역시 신인시절 우리들과 같이 동고동락을 했기에 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쳐도 꺾이지 않고 아직까지 생명력을 갖고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라 본다. 그래서 개콘에서도 김준호와 김대희 김병만이 선배된 입장에서 후배들을 아우러서 같이 함께 동반성장을 해야 점점 침체가 되어가고 있는 한국 콩트 코미디계의 힘이 되고 부활의 신호탄이 될 지 모른다.

물론 필자도 콩트 코미디의 미련은 절대 버리질 않는다. 반드시 유행은 돌고 돌기 때문에…. 남녀노소가 함께 보고 함께 웃고 다음날 학교에서 아이들이 흉내를 내며 깔깔대고 웃는 그 모습을 기대하며….

준호야!

니가 한 번 보여 봐라! 니가 우리의 히든카드 아니니?

아! 또 히든카드…. 금기단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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