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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드라마의 성공 유무는 시청률로 판단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시청률이 높다고 무조건 '히트작'으로 기록되진 않는다. 적당한 화제성까지 동반돼야 비로소 성공한 드라마로서 '족적'을 남길 수 있다. 여기에 톱스타까지 출연하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톱스타가 나온다고 무조건 시청률이 상승하지도 않는다. 뭔가 이상하다. 그래서 '톱스타, 화제성 그리고 시청률의 함수관계'가 더 재미있다.
톱스타 나온다고 시청률 상승? 천만에!
하지만 최근 이러한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 현재 방송중인 작품만 봐도 한눈에 들어온다. 한예슬 에릭 주연의 KBS2 '스파이 명월', 최지우 윤상현이 호흡을 맞추는 MBC '지고는 못살아'는 모두 5~6%의 저조한 시청률을 면치 못하고 있다. 출연배우의 네임밸류만 보면 너무 이상하다. 뚜껑을 열기 전엔 이같은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반면 지창욱 유승호 신현빈 등 신예들을 주인공으로 기용한 SBS '무사 백동수'는 탄탄한 완성도를 바탕으로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다.
화제성 없는 뻔한 소재는 '시청률 족쇄'
국내에서도 이혼률이 급증하며 안방극장에서 빠지지 않는 인기 소재는 '이혼'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혼녀의 성공을 다룬 드라마가 안방극장에서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혼녀의 성공담을 다루지 않으면 작품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등장할 정도다.
결국 이러한 이야기는 '작품이 진부하다'는 평가와 맞물려진다. MBC '천번의 입맞춤' '애정만만세' 등 현재 방송중인 서너 편의 드라마가 이러한 트렌드를 담고 있다. 방송 관계자는 "아침극부터 저녁 일일극, 주말드라마까지 이혼녀의 성공이야기 같은 뻔한 소재가 쓰이고 있다"며 "이런 스토리는 더이상 시청자들 사이에 화제가 되지 못한다. 비슷한 소재의 작품들이 시청률 면에서 동반하락하고 있는 게 증거"라고 전했다.
뻔한 소재에서 탈피해 독특한 소재로 화제몰이에 성공한 작품은 KBS2 사극 '공주의 남자'다.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면서도 적절하게 픽션을 극의 중심 전개에 집어 넣어 화제성을 높였다. 계유정난까지의 이야기는 팩션을 바탕으로, 남녀주인공인 승유와 세령의 가슴시린 사랑이야기는 픽션에 기초를 둬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함수관계를 잘 따르는 작품? 당연 '대박'
톱스타의 출연은 물론 특별한 소재에 따른 화제성까지 갖춘다면 시청률 대박은 떼논 당상이다.
이러한 '삼각 함수관계'를 가장 잘 따른 작품이 얼마 전 종영한 MBC '최고의 사랑'과 현재 전파를 타고 있는 SBS '여인의 향기'다. 오랫만에 드라마에 돌아온 차승원과 공효진이 주연을 맡은 '최고의 사랑'은 톱스타와 한물간 가수의 사랑이라는 톡특한 소재로 대박을 쳤고, 김선아가 타이틀롤을 맡은 '여인의 향기'는 버킷리스트(죽기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라는 새로운 이야깃 거리를 앞세워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외주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예전엔 톱스타만 등장하면 시청률 30%는 기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톱스타의 연기만을 보기위해 채널을 선택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최고의 연기에 참신한 소재까지 더해져야 시청률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여기에 '대진운'까지 더해지면 말그대로 초대박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주영 기자 julese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