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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의 종영이 아쉬운 이유

김명은 기자

기사입력 2011-08-21 13:46 | 최종수정 2011-08-21 16:49


사진제공=KBS

'1박2일'은 단순한 오락 프로그램을 넘어섰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우리 국토의 숨은 비경을 소개한다는 기획의도로 출발해 국내 여행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공익적 성격이 강했던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출연진의 찰떡궁합으로 다양한 캐릭터까지 만들어내면서 풍성한 웃음 또한 잃지 않아 예능 프로그램 본연의 성격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낳았다.

30% 안팎의 높은 시청률뿐 아니라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열린 구조를 보였다는 점에서도 '1박2일'은 단연 '국민 예능'으로 불릴만 했다. 언제든 촬영 현장에서 만나는 시청자들과 허물없는 사이가 되고, 멤버들 특유의 친화력은 시골마을 어르신과 따뜻한 정을 나누는 훈훈한 장면들을 연출했다. 또 올 해로 3회째를 맞는 대형 이벤트인 '시청자 투어'는 시청자들이 직접 참여해 그 의미를 더한다.

더욱이 '1박2일'의 촬영지에 관광객이 급증하고 주변지역의 음식과 숙박, 특산품 등 관련 사업이 활황을 맞은 사례도 많아 지역 경제에도 큰 보탬이 됐다.


'1박2일'에서 이승기가 연못에 빠진 장면 캡처
전라남도 담양의 죽향문화체험마을은 개장을 앞두고 '1박2일' 멤버들이 찾아와 한동안 회자된 '이승기 연못' 에피소드를 만들어 큰 인기를 얻었다. 또 이수근과 은지원의 '꼬막 캐기'로 유명한 보성군 벌교읍 역시 '1박2일'의 후광으로 관광특수를 톡톡히 누린 바 있다. 가장 최근에 선보인 '폭포특집'에서 소개된 제주도의 '엉또폭포'도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1박2일'은 실험적인 시도로 컬트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예능이 아닌 다소 투박하면서도 전 연령대에 통용되는 '대중적인 코드'를 내세웠다. 더구나 여행이라는 단일한 컨셉트는 시간이 갈수록 단조로움을 낳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4년 넘게 방송을 유지해 왔다는 것은 실상 대단한 일로 평가된다.

시청률이 높다는 이유로 프로그램의 생명력을 무한정 연장하는 길을 버리고 '박수칠 때 떠난다'는 명예로운 퇴장을 택한 제작진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1박2일'만이 가진 대중적 인기를 대체할 만한 프로그램이 또 다시 나오기 쉽지 않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다행히 '1박2일' 나영석 PD는 "'1박2일'이라는 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할 수 있다"며 시즌2 제작 가능성을 열어놨다. 실제로 KBS는 올 초 '불후의 명곡'이라는 자사 브랜드를 다시 활용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 바 있다.

'1박2일'의 종영은 아쉽지만 시즌2 제작 가능성에 위안 삼아야 할 듯하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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