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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내반'-'스파이 명월', 꼴찌 드라마들의 엇갈린 행보

김겨울 기자

기사입력 2011-08-18 13:45


'넌 내게 반했어' 사진제공=MBC

둘 다 꼴찌였다.

주연배우가 제작진과 마찰을 이유로 촬영을 펑크낸 KBS2 '스파이 명월'과 PD 교체, 배우 교통사고 등 악재가 겹친 '넌 내게 반했어(이하 넌내반)'는 각각 수목극, 월화극 시청률에서 바닥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시청률 꼴찌 드라마를 대하는 배우들의 자세는 너무도 달랐다.

18일 종영하는 '넌내반'은 이날 오전까지 홍대 근처에서 마지막 회를 촬영했다. 생방송 드라마인 셈. 현장의 한 관계자는 "여러 악재 속에 쉬는 날이 거의 없는 생방송 촬영이었다. 이날 역시 밤을 꼴딱 새우고, 오전까지 촬영했다"며 "탈도 많은 드라마였지만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데는 배우들의 힘이 컸다"고 증언했다.

사실 '넌내반'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저조한 시청률을 이유로 드라마 초반 총감독을 맡았던 표민수 PD가 메가폰을 내려놓는 사태가 발생하는가 하면, 작가도 여러차례 교체됐다. 또 지난달 18일에는 주연배우 박신혜가 드라마 촬영을 마치고, 귀가하는 도중 가드레일을 들이박는 대형 사고로 촬영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후 사상 초유의 폭우까지 덮치며 촬영을 방해했다. 한 자릿수로 고전하던 시청률도 배우들의 힘을 빼는 데 큰 몫을 했다.

하지만 배우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악재로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수면 시간이 부족해도 불만을 터트리지 않았다. 정용화 박신혜 소이현 송창의 등 주연 배우들은 서로 격려해주며 촬영을 이끌어갔다. 특히 박신혜가 사고 후 의료진의 만류에도 촬영장에 나타나자, 박신혜의 안부를 챙기며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배려했다. 촬영장에 복귀한 박신혜가 재활 치료사에게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먼저 스케줄을 조정해줬던 것도 배우들이었다. 배우들의 마음 씀씀이가 빛나는 대목이다.

이같이 서로 배려해주는 팀 워크는 저조한 시청률 속에서도 무사하게 드라마를 마칠 수 있는 힘이 됐다. 최근 주연배우 한예슬이 촬영 스케줄 조정에 실패하자, 미국행을 선택, 드라마 결방 사태까지 초래한 '스파이 명월'과 비교가 되는 대목이다.
김겨울 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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