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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유재석이었다. 유재석이 또 한번 예능계 '미다스의 손'임을 입증하며, 그를 줄기차게 원하는 예능 관계자들을 만족시켰다.
'런닝맨'의 초반 분위기가 다소 산만했던 것도 사실이다. 랜드마크를 찾아다닌다고 했지만 첫회부터 상업시설인 대형 백화점에서 시작했고 내용은 그저 연예인들이 게임을 하며 뛰어다니는 모습에 그쳤다. 때문에 초반 이효리가 첫번째 게스트로 출연했지만 5~6%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이어갔다. 당시는 또 '일밤'의 '뜨거운 형제들'이라는 의외의 복병을 만나 고전하기도 했다. 때문에 '무한도전' '해피투게더' '패밀리가 떴다'를 연이어 성공시킨 유재석이지만 '이번에는 실패할 것'이라는 섣부른 예측도 나왔다.
물론 김태성 당시 SBS예능국장처럼 "자리를 잡을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보면 성공할 것"이라고 유재석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은 이도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기대에 부흥하듯 유재석은 보란듯이 '런닝맨'까지 성공시켰다. 물론 '런닝맨'의 성공을 유재석 혼자만의 힘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그가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유재석이 이같이 성공가도를 달리는 것에 대해 방송 관계자들은 "출연자들을 아우르는 포용력과 꾸준히 기다릴줄 아는 인내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유재석이 성공시킨 프로그램들을 보면 대부분 집단MC 체제를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유재석은 MC 개개인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하고 키워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서서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의 틀을 잡아나간다. 그 결과 유재석은 맡는 프로그램마다 성공하는 단맛을 봤다. '런닝맨'의 성공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