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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는 동성애에 관대' 다양한 퀴어영화, 마니아도 많아

이예은 기자

기사입력 2011-08-08 15:04


영화 '종로의 기적' 중 성적 소수자들이 퀴어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는 장면. 사진제공=시네마 달

'극장에선 벌써 다들 봤는데?'

전통적으로 안방극장보다는 스크린이 동성애 코드에 관대하다. 동성애뿐 아니라 전방위적인 폭력이나 선정적 표현도 보다 자유롭다. 누구에게나 노출되는 TV 드라마와 달리 영화는 극장에서 '돈 내고 표를 사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퀴어영화(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는 이미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이 제작됐다. 퀴어영화 마니아도 인터넷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황정민 김남길 조인성 주진모 등 대중에게 익숙한 톱스타들도 성적 소수자 연기에 뛰어든 바 있다. 그만큼 어렵지만 배우로서 도전해볼 만한 연기라는 뜻이기도 하다. 황정민은 '로드 무비'(2002)에서 정찬과 동성애 연기를 펼쳐 깊은 인상을 남겼고, 김남길은 '후회하지 않아'(2006)에서 이영훈과 파격 연기를 선보였다. 조인성과 주진모는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쌍화점'(2008)에서의 농도 짙은 러브신으로 두고두고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일본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한 주지훈 김재욱 등의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 또한 색다른 퀴어 영화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영화가 화제가 되더라도 배우들을 꼬집는 논란이 일어난 적은 없다. 안방극장과 달리 영화에서는 동성애 연기에 대해서도 좀더 관대한 시선이 주어진 것. 본격 퀴어영화는 아니지만 동성애 코드가 상당히 묻어나는 '왕의 남자'(2005)는 오히려 그 독특한 매력에 힘입어 10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이 작품에서 남자들까지 휘어잡는 매력의 소유자로 등장한 이준기는 신인에서 단번에 대형 스타로 발돋움하기도 했다.

영화계에선 방송에 비해 성적 소수자들의 활동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48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제작자로 유명한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는 커밍아웃한 퀴어영화 감독이고, '후회하지 않아'의 이송희일 감독 역시 성적 소수자다. 배우가 아닌 실제 게이 4명이 출연해 가감없는 일상을 보여준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이 지난 6월 개봉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00년부터는 성적 소수자들의 삶과 욕망을 조명하는 'LGBT('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의 약자) 영화제' 또한 꾸준히 열리고 있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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