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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시기 상조" VS "이젠 충분히 볼만"
도대체 어느 정도였길래…
이 작품은 여성 동성애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중년의 박명희(최란)와 최향자(김혜옥)를 비롯해 30대 커리어우먼 강한나(한고은)와 이영은(오세정), 10대 여고생 김주연(진세연)과 윤여경(안지현) 등 각 세대를 대변하는 여성 동성애자들의 사랑이야기다. 제목은 동성애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 1955년 설립된 미국의 첫 여성 동성애단체인 '빌리티스의 딸들(Daughters of Bilitis)'이라는 조직의 이름에서 차용했다.
이 작품이 논란을 키운 건 10대 동성애자들의 이야기까지 다뤘기 때문. 게다가 비교적 '자연스러운' 스킨십 장면까지 더해 이를 증폭시켰다.
찬반양론에 게시판 후끈
지난 5일부터 언론을 통해 방송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이 반대 의견으로 시청자 게시판을 '접수'한 가운데, 방송이 이뤄진 7일 밤부터 8일 오전까지는 무려 2000여개가 넘는 게시글들이 올라오며 찬반양론에 불을 붙였다.
비율 상으론 방송을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지만, 옹호하는 쪽도 만만치 않았다. '시기상조'를 주장하는 쪽은 "비록 이 드라마에 '19세 시청불가' 딱지가 붙었지만 언제든 아이들에게 노출될 수 있어, 자라나는 아이들의 성 정체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고, 반면에 '볼만하다'고 주장하는 쪽은 "불륜, 살인을 다루는 막장드라마가 판치는 세상에 가벼운 동성애 코드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여기에 일부 시청자들은 김수현 작가의 펜을 통해 동성애 코드를 다뤘던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까지 거론하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동성애' 단어만 나오면…
유교문화가 뿌리깊이 자리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동성애'라는 단어는 늘 금기시되어 왔다. 성 소수자도 존중돼야 한다는 여론의 목소리가 커진 것도 얼마 되지 않은 일이다. 홍석천이 커밍아웃을 한 후 많은 국민들이 동성애에 대해 마음의 문을 열었지만, 아직도 곱지 않은 시선이 많은 게 사실. 특히 모든 대중들에게 '열린 공간'인 브라운관에선 더욱 심하다.
하지만 영화나 공연 등은 안방극장보단 좀 더 너그럽다. 아무래도 누구나 시청 가능한 드라마가 아니라, 관객이 원해야 볼 수 있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성애라는 단어에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비교적 적은 편이다.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이 현재 인터넷에서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문화적 다양성 측면에서 동성애를 다룬 드라마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지는 결국 시청자들의 몫이다.
서주영 기자 julese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