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여의 공백기는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빅마마' 그 자체. 팀 멤버였던 신연아와 박민혜가 지난 6월 초 소속사를 옮기고 빅마마 소울을 결성했다. '빅마마 해체'까지 언급했다. 8년이란 세월을 함께 했던 동료의 입에서 나온 '해체'란 단어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지영은 "빅마마의 이름으로 안좋은 소식이 전해지는 것 같아 죄송하고 씁쓸했다. 서로 서운한 부분도 있었고, 처음엔 많이 힘들고 우울했다. 이런 일들 때문에 팬들까지 상처받고 불편한 마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이지영.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불편했다. 말 한 마디에 어떤 후폭풍이 몰아닥칠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말수를 줄였고, 복잡한 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힘이 되준 것은 역시 가족. 이지영에게 가장 힘이 된 건 역시 어머니, 가족이다. 가장 가깝다보니 못보일 모습도 많이 보이고 싫은 소리도 많이 했지만 가족들이 많은 힘이 됐다. 또 팬들과 회사 식구들도 힘이 됐다고 했다.
이지영.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03년 데뷔 이후 빅마마는 정규 앨범만 5장을 발표하며 그야말로 '앞만 보고' 달려왔다. 항상 노래와 함께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소속사 이전과 멤버 탈퇴 등으로 활동에 브레이크가 걸려버린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마음 고생은 심했지만 내면의 깊이는 더해줬다. '내려놓는 법'을 배운 것. 이지영은 "처음엔 많이 힘들었지만 좋게 생각하면 다시 한 번 중간점검을 하고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내 삶을 충실하게 살면서도 조금 빈 듯하게 사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은걸 얻을 수 있는 길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20대 초반엔 완벽주의자에 가까웠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표를 짜 그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불안할 정도였다. 하지만 '사람이 완벽하지 않은데 완벽하게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마음의 평화를 얻은 셈이다.
이지영.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그래서인지 이번 앨범은 전반적으로 안정된 느낌이다. 타이틀곡 '오늘도'는 작곡가 윤일상과 작사가 황성진의 작품으로 이별을 겪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랑했던 시간의 언저리에 마음이 멈춰있음을 노래한 곡이다. 이별 후의 공허함과 미련 등 복잡한 감정을 담담하게 불러낸 창법이 인상적이다. 이밖에 보사노바 발라드 포크록 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가 수록됐다.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이지영 본인이 직접 앨범 작업에 참여했음은 물론, 재킷 디자인까지 해내는 등 열의를 보였다는 것. 그는 "솔직히 겁이 난 적도 있고 부담도 됐다. 하지만 음악을 하나하나 모아가는 재미가 있었고 뭔가를 해낸 것 같은 성취감도 있다"고 밝혔다.
이지영.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이지영은 '오늘도'로 공연 위주의 활동을 소화하고 있다. 그녀는 "팀도 다시 모일 수 있다면 모여서 노래할 것이고, 솔로라도 노래는 계속 할 것이다. 일단은 내 이름으로 첫번째 앨범이 나온 만큼 이지영의 색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