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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스파이 명월'이 시청률 부진과 주연배우 구설 등으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작가진을 보강하고도 여전히 엉성한 스토리 라인을 보이고 있다.
'스파이 명월'은 KBS 극본 공모 당선작에 대한 기대와 한예슬과 에릭의 합류로 방송 전 관심을 한몸에 받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결과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스파이 명월'은 5회부터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를 집필한 전현진 작가를 투입해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거듭되는 혹평과 주연배우 한예슬의 구설 등으로 홍역을 치러온 제작진으로서는 극약처방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터. 5회부터 스토리 라인에 변화가 생길 것을 예고한 덕분인지 25일 방송분의 시청률이 한 주 전에 비해 2.5%포인트 상승한 8.4%(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를 나타냈다.
그러나 드라마 자체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나쁜 상황.
시트콤 작가의 합류로 코믹적 요소가 더욱 가미된 듯한 인상을 풍기면서 엉뚱한 전개가 이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호텔 상속녀로 도도한 이미지를 발산해야 할 주인아(장희진)가 갑자기 시트콤에서나 나올 법한 황당한 에피소드를 그려내며 드라마의 몰입을 방해하는가 하면 한명월(한예슬)이 강우(에릭)를 유혹하는 장면 등의 돌발적인 코믹 설정은 헛웃음을 낳게 했다. 한명월에게 무술로 제압 당하는 장면에서 몸개그를 선보이는 강우의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다.
허술한 연출도 도마에 올랐다. 이날 방송에서는 강우와 한명월이 전날 밤 일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똑같은 화면을 무려 3번이나 반복해 노출했다. 촬영분량이 부족해 시간 끌기를 한 것 아닌가 하는 오해를 낳을 정도로 치밀하지 못한 구성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있는 셈이다.
답답한 스토리 라인도 문제다. 북에서 남파된 미녀간첩에게 남한의 한류스타를 유혹하기 위해 합방을 하라는 지령이 떨어지는 전개를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 궁금하다. 남북 분단이라는 엄연한 현실 앞에 남녀의 사랑놀이를 코믹적 요소로 그려낸다는 게 과연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단순히 시청률 회복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흐트러진 스토리 라인을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에 전력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명은 기자 dram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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