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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컷]SM에 빼앗긴 아까운 피겨 꿈나무, 크리스탈

이다정 기자

기사입력 2011-07-18 11:05


크리스탈이 '일요일이 좋다-키스&크라이'에서의 열연으로 사랑받고 있다. 사진제공=SBS

크리스탈이 '일요일이 좋다-키스&크라이'에서의 열연으로 사랑받고 있다. 사진제공=SBS

"이수만 사장님, 피겨 유망주 크리스탈을 왜 가수로 발탁하셨나요?"

요즘 SBS '일요일이 좋다-김연아의 키스&크라이(이하 키앤크)' 열혈 시청자들 사이에서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원성이 높다. f(x) 멤버 크리스탈이 스케이트 경연을 치를 때마다 "SM이 피겨계의 인재를 앗아갔다"는 한숨과 원망이 터져 나온다. 연습생 시절부터 피겨에 매진했다면 현재 김연아와 함께 대한민국 피겨를 책임질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는 때늦은 후회(?)다.

5월 22일 '키앤크' 첫 방송부터 예사롭지 않은 실력과 실제 피겨 선수 같은 체격으로 기대감을 안긴 크리스탈. 1차 경연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으로 변신해 국가대표 출신 이동훈과 우아한 페어 스케이팅을 선보이더니, 2차 경연 때는 정열의 라틴 댄서로 분해 고난이도의 리프트 실력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크리스탈이 '일요일이 좋다-키스&크라이'에서의 열연으로 사랑받고 있다. 사진제공=SBS
여기서 끝이면 피겨 꿈나무에 대한 미련이 남지나 않았을걸. 3차 경연 때는 아예 공중에서 '날아다닐' 정도. 17일 방송된 '키앤크'에서 크리스탈은 서커스를 주제로 경연에 임해 사상 최고 난이도의 리프트를 구사했다. 총 3회에 걸친 리프트에서 물구나무도 서고, 이동훈의 팔에 다리를 걸고 박쥐처럼 매달리는 등 '엄청난' 실력을 선보였다.

이로 인해 매의 눈 김연아로부터 "실제 아이스댄스 선수라고 해도 믿을 만 하다"는 평을 받고, 심사위원 총점 37.3점으로 '키앤크' 역대 최고 점수를 갱신했다. 피겨에 적합한 실력과 미모만 있을 뿐인가. 크리스탈은 다른 팀의 경연을 보며 눈빛을 불태우는 승부욕에 표정 연기도 훌륭하다. 우아한 손짓과 몸선까지 갖출 건 다 갖췄다.

어쨌든 크리스탈의 피겨 투혼은 그간 MBC '세바퀴' 등에서의 방송 태도 논란과 차가운 성격으로 굳어진 비호감 이미지를 확실히 벗어던지게끔 했다. 대중이 크리스탈에게 열광하는 건 멋진 기술보다, 바쁜 스케줄을 쪼개 몸을 내던지며 열심히 하는 모습 때문일 것이다. 현재의 페이스라면 타고난 재능으로 우승까지 거머쥐어 오는 8월 '김연아 아이스쇼'에 서는 것도 불가능은 아닐 듯하다. 아이스링크와 수정(크리스탈의 본명), 꽤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이다정 기자 anbi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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