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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는 세이코가 정확하지."
관객들이 가장 인상적인 대사로 꼽는 것은 "자장면 소화되기 전에 죽고 싶어?"이다. 정체불명의 사나이 풍산(윤계상)과 평양 여자 인옥(김규리)을 납치한 북한 간첩단은 험악한 인상과는 달리 의외로 매번 식사를 챙겨주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다. 두 사람에게 자장면을 먹인 뒤 간첩단의 우두머리는 사나이에게 북한 간부를 처리하면 여자와 함께 살려주겠다는 위험한 제안을 한다. 그러나 '인옥'이 그 말을 믿지 말라고 하자, 화가 난 우두머리가 '인옥'에게 이 대사를 던지는 것.
또 정체불명의 사나이 풍산과 '인옥'이 티격태격하면서 비무장지대를 건너는 장면도 많은 관객들에게서 긴장감과 흥미를 자아냈다. '인옥'은 목숨이 왔다 갔다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에서도 여자인 자신을 배려하지 않는 사나이의 행동에 화를 낸다. 특히 남한군에게 들킬뻔한 순간을 무마한 뒤 '인옥'은 사나이의 팔을 뿌리치며 오줌을 지릴 정도로 무서웠다며 따지고 든다. 그러자 사나이는 '인옥'의 바지를 힐끔 쳐다보고, 더욱 약이 오른 '인옥'은 "그렇게 보면 보입네까? 응큼해서리…"라고 쏘아붙인다. 이에 그 동안 한결같이 침착했던 사나이도 잠시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풍산개'는 서울에서 평양까지 무엇이든 3시간 만에 배달하는 정체불명의 주인공(윤계상)이 북한에서 망명한 고위층 간부의 여자를 배달하라는 미션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분단 드라마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