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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한류, 이제부터 시작이다.'
기존 한류의 후광 아래 일회성, 이벤트성에 머물렀던 '뮤지컬 한류'가 암중모색을 거쳐 체계적이고 기업적인 차원으로 변모하고 있다. 가장 전통적인 방식인 판권 수출은 물론, 해외 투어공연을 통한 시장 확장, 자본 진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국내 뮤지컬산업의 글로벌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현지화 전략과 판권 수출
CJ E&M은 오는 8일 중국 상하이대극원에서 뮤지컬 '맘마미아'를 오픈한다. 중국 파트너와 합작회사를 만든 CJ E&M은 중국 배우와 스태프를 기용해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 광저우 등에서 총 200회 공연을 펼친다. '맘마미아'에 이어 역시 자신들이 아시아 판권을 갖고 있는 '캣츠' '오페라의 유령'을 같은 방식으로 공연할 예정이다.
지난 2005년부터 해외진출을 모색해온 CJ E&M은 문화환경이 비슷한 중국과 일본을 양대 타깃으로 삼고 연착륙을 모색해왔다. 첫 결실이 바로 상하이의 '맘마미아'. 일본에서는 오는 10월 창작뮤지컬 '미녀는 괴로워'가 오사카에서 공연된다. 초신성 멤버들과 걸그룹 카라의 규리가 나선다.
이성훈 CJ E&M 공연사업부장은 "국내 뮤지컬시장의 사이즈가 크지 않아 해외시장과 연계해야만 뮤지컬이 산업이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꾸준히 준비해왔다"며 "이제 막 첫발을 뗐지만 전망은 굉장히 밝다. 중국의 경우 빠른 경제발전 덕분에 3년 안에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사)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도 지난달 말 중국 동방송레이그룹과 자체 제작한 창작뮤지컬 '투란도트'의 라이선스계약을 맺었다. 내년 5월 중국어로 번역돼 중국배우들이 나서 베이징에서 공연된다.
창작 뮤지컬의 해외 투어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를 통해 일찌감치 세계화에 눈뜬 PMC프러덕션의 행보도 눈에 띈다. PMC프러덕션는 이미 2007년 초연된 뮤지컬 '대장금'을 들고 중국과 동남아 진출에 나서려고 했지만 여러 문제로 실현하지 못했다. 10년 전부터 '한국시장만 갖고서는 안 된다. 동남아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송승환 대표가 준비한 비장의 카드는 14일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에서 개막하는 K팝 뮤지컬 '늑대의 유혹'.
SES, god, 동방신기, 카라, 소녀시대 등 동남아에서 인기있는 K팝 스타들의 히트곡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슈퍼주니어 려욱, 제국의 아이들의 박형식, 가창력의 디바 임정희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류의 핵으로 자리잡은 K팝과 뮤지컬을 결합해 한류에 호감도가 높은 아시아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송 대표는 "아시아에서 인기 높은 K팝이야말로 최고의 소재"라며 "내년부터 중국 일본 태국 등 한류 바람이 불고 있는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순차적으로 공연하겠다"고 밝혔다.
뮤지컬 한류의 전망
한류의 핵심 주역으로 떠오른 SM엔터테인먼트와 같은 가요 기획사의 행보도 관심을 끈다. 이미 2009년 '제너두'로 뮤지컬 제작에 발을 담근 SM은 풍부한 K팝 음원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제시카, 루나 등 소속 가수들을 꾸준히 뮤지컬에 출연시켜 가능성을 타진해왔으며, 뮤지컬 사업팀도 운영하고 있다. 공연계의 한 관계자는 "독자적인 방식이든, 기존 프러덕션과의 합작이든 뮤지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이며 그 파괴력 또한 엄청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종헌 교수(성신여대)는 "뮤지컬 한류는 이제 막 발을 뗀 단계지만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한가지 놓치지 말아야할 것은 내수를 안정시키고 활성화할 수 있는 튼튼한 연계 속에서 해외진출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원종원 교수(순천향대)도 "단순히 외국에 가서 공연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현지 시장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전제로 한 다양한 방식이 실험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